산업용 요소수, 차량용 전환 가능할까
  • 유경민 디지털팀 기자 (wbql1214@naver.com)
  • 승인 2021.11.1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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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환경 영향 등 추가 실험 필요”
‘요소수 품귀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일 경기도 고양시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요소수 품귀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일 경기도 고양시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최근 ‘요소수 품귀 사태’를 겪으면서 정부가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는지 검토했으나, 당장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대기오염물질 규제 기준은 충족하지만 추가적인 환경 영향 등에 대한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16일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 요소수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는지를 실험한 결과 이러한 결과가 도출됐다고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배출 기준은 충족했지만 안전성, 환경적 영향 등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시험이 필요하다”고 했다.

2016년 이후 제작·수입된 경유차의 경우 대기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질소산화물환원촉매장치(SCR)가 설치돼 있어 차량용 요소수를 주입해야 운행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이 지난달 요소 수출을 사실상 제한하면서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2일부터 11일간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을지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제철소, 화력발전 등에 쓰이는 비차량용 요소를 차량용 요소수(요소 농도 32.5% 내외)에 맞도록 제조한 시료를 6개 만들었다. 이중 중상 수준의 알데히드 농도를 가진 시료 2종을 배기량 2500cc급 경유 화물차(기아 봉고3·2021년식)에 약 15L 주입해 주행한 후 배출가스가 오염물질 배출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일산화탄소(CO), 질소산화물(NOx) 등 모든 대기오염물질 규제 기준을 충족했다. 시중에 판매 중인 차량용 요소수와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도 대체로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성 물질인 알데히드의 경우 1번 시료는 차량용 대비 7.9% 감소했고 2번 시료는 19.8%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요소수 제조업체, 자동차 제작사, 대기환경 전문가들은 이번 실험 결과에 대해 산업용 요소수 사용에 의한 환경적 영향과 차량의 SCR에 미치는 안전성 등을 좀 더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 추가 시험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또한 산업용 요소수는 제조 목적에 따라 성분 함량에 많은 차이가 있어 성분 함량의 조건에 따라 적용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를 고려해 이번 시험만으로는 비차량용 요소수의 차량 적용성을 평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알데히드 농도가 더 낮은 시료 2종과 시험 차종(3.5t 마이티) 등을 추가해 기술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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