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지주의 NS쇼핑 합병, ‘오너 2세 챙기기’ 연장선?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11.2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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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물류센터 개발사업에 숟가락 얹기…NS쇼핑 주주 반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연합뉴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연합뉴스

하림지주의 NS쇼핑 인수 발표를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NS쇼핑 자회사인 하림산업이 추진 중인 양재동 첨단물류센터 개발사업의 이익을 하림지주가 가져가게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을 하림그룹 2세 승계와 연관 짓는 시선도 적지 않다. 합병의 최대 수혜자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이기 때문이다.

NS쇼핑은 최근 이사회에서 하림지주와의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하림지주가 신주발행을 통해 엔에스쇼핑 주주를 ‘1 대 1.41347204’ 비율로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NS쇼핑은 투자법인과 사업법인으로 물적분할 하기로 했다. 하림지주는 투자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홈쇼핑 사업법인은 별도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번 합병의 주된 이유는 NS쇼핑 자회사인 하림산업이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에 추진 중인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 때문이다. 그동안 용적률을 놓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어온 이 사업은 지난 8월 감사원이 하림의 손을 들어주며 급물살을 탔다. 이런 상황에서 하림지주는 NS쇼핑과의 합병을 통해 하림산업을 자회사로 편입, 사업을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합병 발표에 NS쇼핑 주주들은 반발하고 있다. NS쇼핑이 하림지주에 합병될 경우 기존 주주 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물류 사업만 보고 투자를 해온 투자자들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양재동 물류센터는 부동산 가치만 2016년 당시 대비 2배 가량 상승, 그 차익만 NS쇼핑의 시가총액인 46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합병이 하림그룹 2세 승계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합병의 최대 수혜자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준영 올품 대표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자신이 지분 100%를 보유한 올품(4.36%)과 올품의 100% 자회사인 한국인베스트먼트(20.25%)를 통해 하림지주 지분 24.61%를 간접 보유하고 있다. 이는 김 회장(22.95%)의 하림지주 지분을 웃도는 규모다.

특히 김 회장의 아들 챙기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실제 최근 하림과 올품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하림그룹 계열사들이 올품을 부당지원,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승계작업에 활용됐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김 회장은 2012년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비상장회사 올품(당시 한국썸벧판매) 지분 100%를 김 대표에게 증여했다. 이후 올품에는 그룹 차원의 지원사격이 이어졌다.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에 따르면 하림 계열사들은 올품에게 동물 약품을 고가에 매입하는가 하면, 올품을 사료 첨가제 거래 구조에 끼워넣어 통행세 지급하기도 했다. 또 올품에 NS쇼핑 주식을 저가에 매각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진행돼온 승계 작업으로 김 대표에 대한 후계작업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라며 “이런 가운데 NS쇼핑을 하림지주에 합병시켜 마련한 재원은 김 대표가 경영권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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