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부품 메카로 만드는 게 고성의 비전”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2.03.13 15:00
  • 호수 1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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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현 경남 고성군수 “스포츠 산업클러스터 도시로의 입지 확실히 마련하고, 미래 주역 청년세대에 대한 투자도 확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달라진 사회환경에 누가 먼저 적응하느냐가 생존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 팬데믹 이후를 대비해 사회·경제·교육·문화·행정 등 전반에 걸쳐 대혁신을 펼치고 있는 백두현 경남 고성군수의 말이다. 고성군은 미래 성장 전략을 마련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활동이 위축되면 국가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성군은 지역 특화형 전략을 내세워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다. 

경남 고성군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2018년 12월26일 고성군청에서 항공기 부품 생산공장 건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맨 오른쪽이 백두현 고성군수ⓒ고성군 제공

고성조선해양산업특구로 대규모 고용 창출

고성군 역시 ‘신(新)성장 전략’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이당일반산업단지 등 항공기 부품 제조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혁신에 나선다. 이당일반산업단지를 국내 유일 항공기 체계 종합기업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항공기 부품 생산 중심지로 거듭나게 하는 게 핵심이다. 고성군은 2018년 12월 경남도·KAI와 항공기 부품 생산공장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백 군수는 농림부와 협의를 통해 최대 난제였던 ‘농업진흥지역 해제’를 이뤄냈고, 정부와 최종 협의를 거쳐 마침내 2019년 9월 산업단지 지정·승인 고시에 이르렀다. 

KAI는 2019년 6월 이스라엘 군수업체인 항공우주산업(IAI)과 미국 걸프스트림 G280에 탑재할 주날개를 2030년 12월까지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무려 6200억원 규모다. 이후 이당일반산업단지 내 5만9067㎡ 부지에 430억원을 들여 공장 1동과 사무동 1동, 부속건물 6동을 건립해 G280 날개 구조물을 생산하고 있다. 고성군이 KAI에 산업시설용지를 때마침 공급하면서 380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또 생산유발효과 35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904억원으로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백 군수는 “KAI 항공기 부품공장은 고성군의 생산 인프라 지원과 기업의 생산물량 수주가 만든 최초의 고성형 일자리”라면서 “이당일반산업단지 등을 활용해 거대한 항공기 부품 메카로 만들겠다는 게 고성군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고성군은 지난 14년간 개발이 중단된 고성조선해양산업특구 양촌·용정지구를 정상화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고성군은 경남도·삼강엠앤티㈜와 해양플랜트 공장 설립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투자금액 5000억원, 신규 채용인력 2000명 규모의 대형 협약이다. 삼강엠앤티㈜는 고성군 동해면 양촌·용정지구 192만492㎡ 부지에 내년까지 해상풍력발전 하부구조물 재킷 등 생산공장을 설립한다. 이 투자협약이 고성의 새로운 핵심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백 군수가 이 사업 경과를 직접 챙기는 모습이다. 백 군수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는 이 투자협약 실행 여부에 달렸다”며 “삼강엠앤티㈜가 현재 특화사업자인 삼호조선해양㈜과 사업권 인수를 위해 협의 중인데, 고성군이 직접 나서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성의 강점인 스포츠 산업도 업그레이드된다. 고성군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활용해 해양레포츠 등 대회를 유치하고, 동계 전지훈련지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고성은 민선 7기 이후 스포츠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그 결과 2019년 21개, 2020년 46개, 2021년 64개 대회를 유치했다. 이어 올해도 해양 레포츠를 포함해 유치한 대회가 무려 101개에 달한다. 경남의 작은 도시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포츠 도시로 명성을 떨친 덕분이다.

전망도 밝다. 매년 6만5000여 명이 동계 전지훈련지로 고성을 방문하는데, 고성군은 올해도 250억원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고성군은 수상 레저스포츠 분야에도 과감하게 투자했다. 25m 규격의 레인 5개를 보유한 수영장과 수심 11m의 다이빙풀 등을 갖춘 고성해양레포츠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 백 군수는 “고성 발전에 호재가 될 스포츠 산업클러스터 복합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고성군 제공
2021년 10월7일 백두현 고성군수와 경남도 청년정책추진단 등이 고성청년센터 개관식을 열고 있다.ⓒ고성군 제공

남부내륙고속철도 역세권 개발 효과 기대

미래 주역인 청년이 만드는 도시, 청년과 함께 커가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투자도 확대한다. 고성군은 올해 경남도 청년친화도시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청년이 말하고 청년이 그리는 고성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것이다. 고성군은 설자리와 일자리, 살자리, 놀자리 등 4개 정책목표 등 청년정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청년친화도시 선정에 앞서 고성군은 청년들의 교류와 성장을 지원할 플랫폼인 고성청년센터 문을 열었다. 또 청년 기본조례를 제정해 청년정책위원회와 청년정책협의체도 구성했다. 백 군수는 “청년의 사회참여 확대와 능력 개발, 생활 안정에 군정 역량을 모았다”며 “평생 살고 싶은 행복한 청년친화도시가 고성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고성군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해 생태도시도 조성하고 있다. 외부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관광도시로 성장한다는 구상이다. 고성군은 올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심사를 계기로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갈모봉자연휴양림과 도시숲산림공원, 해지개다리를 연계한 휴양·체험·경관시설이 대표적이다. 

고성군은 유치가 확정된 남부내륙고속철도 고성역사(驛舍)를 통해 지역 발전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한다. 지난 1월13일 국토교통부가 남부내륙고속철도 기본계획을 고시하면서 역사 위치를 고성읍 송학리 고성소방서 뒤편 농경지 일원으로 정했다. 고성은 창원을 비롯해 경남 주요 도시와의 접근성이 뛰어나 남해안 경제협력의 중심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백 군수는 “남부내륙고속철도 역사 유치 확정으로 고성군은 새로운 성장의 획기적 계기를 마련했다”고 했다. 

2027년 남부내륙고속철도가 개통되면 고성은 수도권과 2시간대로 연결된다. 이에 고성군은 향후 역세권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역세권 개발로 복합공간을 조성하고, 역사 중심의 새로운 문화·관광 콘텐츠를 개발한다. 고성군은 그 첫 단추로 경남도와 역사를 설치하는 다른 시·군과 함께 3월 ‘남부내륙고속철도 연계 지역발전전략 및 역세권 개발 기본계획’ 용역에 착수했다. 백 군수는 “문화·관광 분야의 폭발적 성장과 조선·항공 산업의 비약적 발전을 몰고 올 남부내륙고속철도는 고성군에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며 “여수시가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1000만 관광 시대를 열었듯이, 수려한 자연경관과 매력적인 문화유산을 가진 고성군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풍요롭고 밝은 고성을 만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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