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많고, 지원시설 집적…방산 메카로 떠오른 창원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2.03.1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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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지정 방산업체 82개 중 17개 회사 본사·공장 유치
허성무 창원시장 “방산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지원할 것”

10일 오전 경남 창원 성산구 대원동 현대로템 방산공장. 전차 생산라인에선 K2전차 3차 양산 물량의 생산이 한창이다. 이곳에는 용접과 조립, 가공, 도장, 시험 등 전차 생산에 필요한 모든 생산설비가 공장 안에 갖춰져있다. 공장 안에 들어서자 육중한 전차 포탑을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차체에 결합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포탑과 차체를 정확하게 결합하기 위해 작업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2021년 6월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방위산업 부품·장비대전 개회식 모습 ©창원시
2021년 6월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방위산업 부품·장비대전 개회식 모습 ©창원시

창원, 첨단 방산 도시로 변신 중

이곳은 창원시가 ‘방산혁신클러스터’로 육성하고 있는 핵심 방산공장이다. 정부는 지난 1974년 중화학공업 육성을 목적으로 창원에 기계공업단지를 만들었다. 기계공업 중심 창원국가산업단지 지정이 창원시 방위산업 시발점이 됐는데, 최근 창원은 전통적인 방위산업 분야에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첨단 방산 도시로 변신 중이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지난 2018년 9월 창원시 방위산업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23년까지 방산·항공 강소기업을 10개에서 5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창원시의 강력한 드라이브에 현대로템·현대위아·한화디펜스·한화에어로스페이스·두산중공업·S&T중공업 등 글로벌 방산기업을 비롯해 200여 곳의 방위산업 핵심부품 제조 기업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연구소와 사무실을 열었다. 

정책 시행 이후 3년간(2018~2020년) 창원 방산 지정 기업의 매출은 약2.8조원에서 4.2조원으로 47%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 전국 방산 지정 기업의 매출액이 13.6조원에서 15.3조원으로 12.5% 증가한 데 비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특히 전국 방산 지정 기업의 수출액은 2018년 2조원에서 2020년 1.8조원으로 9.2%감소한 반면, 창원 방산 지정 업체의 수출액은 오히려 0.2조원에서 0.6조원으로 294.7% 증가했다. 방위산업 활성화 계획 성공에 힘입어 창원 전체적으로 매출이 활발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 지역을 총괄하는 허성무 창원시장은 “창원에 자리 잡은 방산기업의 매출이 늘어나면서 이젠 방산혁신클러스터의 경계가 어디인지 말하기조차 어렵다. 창원 전체가 방산기업과 경남국방벤처센터 등 지원시설로 넘쳐 난다”고 했다. 

 

국내 최대 방위산업 집적지로 만들겠다는 창원시의 강한 집념

창원의 방산혁신클러스터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국내 최대 방위산업 집적지로 만들겠다는 창원시의 강한 집념이 먼저 거론된다. 창원에는 국가 지정 방산업체 82개 중 17개 회사의 본사 또는 공장이 소재한다. 전국 대비 20% 규모다. 여기에 개방형 R&D와 4차산업 적용을 위한 육군 종합정비창 등 군 기관과 창원대 등 대학, 한국전기연구원 등 연구기관 등 전국 최고 수준의 산·한·연·관·군 인프라를 모두 보유했다. 

창원시는 방위산업 육성 기틀도 충실히 다졌다. 창원시는 2019년 4월 ‘창원시 방위·항공부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창원시 방위·항공부품산업 발전위원회’를 발족해 제도적 기틀을 다졌다. 창원시 출연기관인 창원산업진흥원의 조직을 확대하고 기능을 강화해 방위산업 성장 토대를 마련했다.

네트워크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창원시는 2018년 12월 국방기술품질원·창원대와 방위산업 인재 육성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2019년 4월 해군사관학교·해군군수사령부와 상호협력 업무협약도 맺었다. 특히 2019년 4월 국방과학연구소와 첨당항점연구센터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끝에 이듬해 4월 전국 최초로 방산혁신클러스터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창원에선 방산 지원시설을 찾는 게 어렵지 않을 만큼 정부 기관 지원시설이 많다. 경남국방벤처센터에는 경남벤처협약기업 34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센터는 입주업체의 군 시장진입과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국방과학기술을 조사·분석하는 국방기술품질원 기동화력센터와 국내 유일의 해상·해중 무기체계 종합 시험장인 국방과학연구소 해양기술연구원도 있다. 이 밖에 육군종합정비창 등 육해공군 지상 공통장비 창정비 기관이 들어서 있고, 경남창원 방위산업진흥센터와 국방과학연구소 첨단함정연구센터도 오는 2023년 들어설 예정이다. 허 시장은 “창원에선 방산 기술개발에 핵심인 지원시설이 즐비하다”고 말했다.

2020년 6월 경남 창원의 한화디펜스를 방문해 K-9 자주포에 탑승한 허성무 창원시장(사진 맨 왼쪽) ©창원시
2020년 6월 경남 창원의 한화디펜스를 방문해 K-9 자주포에 탑승한 허성무 창원시장(사진 맨 왼쪽) ©창원시

창원의 방산혁신클러스터는 현재 진행형 

창원의 방산혁신클러스터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허 시장은 “국내 유수의 방산기업들이 창원에 ‘투자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면서 “아직 창원의 방위산업은 발전 중”이라고 했다.

허 시장은 지난 7일 ‘창원특례시 방위산업 대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방위산업 메카인 창원시를 글로벌 방산 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다. 창원시는 국내외 방위산업 네트워크 강화와 기술혁신형 방산강소기업 육성 등 4대 추진전략을 마련했고, 20개 세부 실행과제를 추진한다. 허 시장은 “최근 우리나라 방산기업의 대형 해외 수출 계약이라는 반가운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방산 중소기업까지 성과가 전해질 수 있도록 창원시는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방위산업 대전환 계획을 바탕으로 창원 방위산업이 세계 방산 선도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대한민국 수출산업을 이끌 수 있도록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확실히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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