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대선 표심, 지방선거로 이어질까
  • 이정용 인천본부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2.03.1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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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총선서 ‘민주당 완승’ 이끈 표심 , 국민의힘으로 대거 이동
“여당·대통령의 ‘지지율 허니문 기간’이어서 어려운 선거 될 것”

국민의힘이 승리한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인천 표심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48.91%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고,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은 47.05%를 득표해 2위에 머물렀다.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당선인을 1.86%포인트 앞지른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인천에서 사실상 패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 11명 중 9명이 민주당 소속인데다가 인천시장도 민주당 소속이고, 인천지역 기초단체장 10명 중 9명도 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천시의원 37명 중 33명도 민주당 소속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민주당은 인천지역 군‧구 10곳 중 5곳에서만 우세했고, 나머지 5곳에선 국민의힘에 밀렸다. 이는 이번 대선에서 보수와 진보로 나뉘는 전통적인 지역구도가 유지되거나 회귀하는 경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대선 표심은 오는 6월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 당선인이 오는 5월10일 대통령에 취임한 후 여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허니문 기간’에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민주당 입장에선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지역 민주당 득표율 ‘내리막길’

2018년 6월13일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박남춘 인천시장은 57.6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박남춘 시장과 경쟁했던 자유한국당 소속 유정복 전 인천시장(35.44%) 보다 무려 22.22%포인트나 높았다. 득표 차이는 무려 29만5249표에 달했다.

박남춘 시장은 거의 모든 인천지역에서 유정복 전 시장보다 우세했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강화군과 옹진군에서만 유정복 전 시장에게 밀렸다. 당시 인천지역 기초단체장 자리 10석 중 9석도 민주당 소속 후보들이 차지했다. 또 인천시의회 37석도 34석을 민주당이 휩쓸었다.

이런 표심은 2020년 4월15일에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선거로 이어졌다. 인천지역 11개 지역구 중 9곳을 민주당이 꿰찼다. 나머지 2곳은 국민의힘(전 미래통합당) 배준영 의원(옹진‧강화군‧중구)과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국민의힘에 복당한 한 윤상현 의원(동구‧미추홀구 을)이 차지했다.

당시 표심은 민주당에 쏠렸다. 민주당 후보들은 평균 53.17%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윤상현 의원을 포함한 미래통합당 후보들의 평균 득표율은 41.95%에 그쳤다. 이들의 득표 차이는 17만80표로 분석됐다.

이번 대선에서도 인천의 표심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당선인보다 3만4760만표를 더 얻는데 그쳤다. 앞서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완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의 지지세가 뿔뿔이 흩어졌다는 평가다. 

인천지역 10개 군‧구의 20대 대선 투표 결과 ⓒ 네이버

전통적 보수·진보지역 구도 ‘유지‧회귀’   

이는 문재인 정부의 안보와 부동산 정책 등으로 인해 인천지역이 전통적인 보수지역과 보수지역의 나뉘는 지역구도가 유지되거나 회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후보는 인천지역 10개 군‧구 중 남동구와 부평구, 계양구, 서구, 중구 등 5곳에서 우세했다.

이재명 후보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강세였던 계양구에서 52.31%, 부평구에서 50.8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또 청라국제도시와 검단신도시, 루원시티, 영종국제도시 등 도시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서구와 중구에서 각각 50.94%와 46.81%를 득표했다. ‘인천의 정치 1번지’로 불리는 남동구에서도 49.73%의 득표율로 윤석열 당선인을 제쳤다.

그러나 동구와 미추홀구, 연수구, 옹진군, 강화군에선 윤석열 당선인이 우세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안보 이슈에 민감한 지역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강화군에선 60.96%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옹진군에선 59.99%가 윤석열 당선인을 선택했다. 부동산 이슈에 민감한 송도국제도시가 들어선 연수구에서도 51.49%를 득표했다. 인천의 대표적인 원도심인 동구와 미추홀구에서도 각각 47.30%, 47.52%의 득표율로 이재명 후보를 눌렀다. 

이 중 동구와 미추홀구, 연수구는 앞선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민주당이 우세했던 곳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으로 향했던 표심이 대거 국민의힘으로 이동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제8회 지방선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은 “통상 대통령 취임식 직후엔 여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한다”며 “국민의힘은 ‘허니문’ 기간에 지방선거를 치르게 되지만, 민주당은 반대의 입장이어서 쉽지 않은 지방선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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