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중대’ 꼬리표 뗀다…민주당 때리는 정의당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3.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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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文대통령 동시 비판하며 6월 지방선거 ‘총력전’ 예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1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역 광장 집중 유세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1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역 광장 집중 유세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고 듣기 싫은 소리가 ‘민주당 2중대’ 소리였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1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표현은) 되게 비아냥거리고 모멸감을 느끼는 소리다. 제가 지난해 3월 당대표로 올라와서 우리 당의 독자적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것에 주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 대표는 이어 “이제 정의당이 진보 정당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독자적으로 분명하게 더 채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정의당은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심상정 의원이 2.37%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다. 진보진영 내 분위기가 차게 가라앉았지만 정의당은 제3지대 정당 특유의 ‘야성(野性)’으로 지방선거에서의 반전을 노리고 있다. 특히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모색해 정의당만의 영역을 넓혀가겠다는 전략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일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대선을 완주한 심 의원에게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재명 민주당 전 후보가 약 24만 표(0.73%p) 차이로 석패하자 ‘범진보 단일화’를 거부한 심 의원을 탓하고 나선 것이다. TV토론에서 심 의원이 이 전 후보를 비판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소신 투표를 호소한 것이 문제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의당은 비난의 화살이 심 의원을 향하는 것에 불쾌감을 표하고 있다. 거대 양당으로 갈려진 한국 정지형 탓에 되레 정의당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여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정의당이 독자적으로 가는 거에 대해서 상당히 반대하는 분들은 당을 많이 떠났다”며 “양당이 쳐다보지 않는 배제된 시민들의 목소리를 정치 테이블에 올려서 그분들의 목소리가 현실적으로 변화되는 정치를 이번 일정에 보였기 때문에 정의당의 존재 이유 이런 것은 어느 정도 확인된 선거가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대선 이후 더 강하게 민주당과 맞부딪히는 모양새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부친상에 근조 화환을 보내자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가 “현 정부와 민주당은 아직도 반성이 없다”며 지적하고 나섰다. 11일 강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희정 전 지사 부친상에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근조 화환이 놓였다. 여러 청와대와 민주당 인사들의 화환과 함께였다”며 “이런 행태를 보면, 현 정부와 민주당은 아직도 반성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 대표는 이같은 행위가 ‘안희정은 여전히 민주당의 동지’라는 인상을 주는 것이라면서 “그것이 민주당 지지자들에 의한 2차 가해 불씨이자 신호탄이 된다는 사실을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모를 리 없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몇 달 뒤면 안희정 씨가 출소한다. 지금도 2차 가해에 고통받는 피해자를 위해, 민주당이 이제라도 제대로 조치를 취하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은 현 지도부 체제를 유지하며 6월1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준비할 계획이다. 심 의원은 당분간 현역 의원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하며 재정비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심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당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이번에 심상정을 꼭 찍고 싶었지만 박빙의 선거에 눈물 삼키면서 번호를 바꿔야 했던 수많은 시민이 계신다”며 “이분들은 이후 이어질 지방선거에서 우리 정의당의 유능한 후보들에게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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