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정점 임박, 거리두기 풀릴까…해외사례 봤더니
  • 박나영 기자 (bohena@sisajournal.com)
  • 승인 2022.03.1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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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확산속도 급증에 규제 완화 보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곧 정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부의 거리두기 규제가 풀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해외 여러 나라들은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은 이후 규제를 완화한 데 비해 국내는 현재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시점이다. 자영업자 등을 위해 거리두기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과 성급한 거리두기 완화로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전 세계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여러 국가들은 유행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추세지만 한국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5일 0시10분(GMT 기준) 현재 전 세계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97만3605명을 기록했다. 한국은 30만9769명(14일 기준)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으며, 전체의 31.8%를 차지했다. 

이번주부터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 판정까지 확진자 수에 포함하면서 15일 확진자 수도 크게 늘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전날(30만9784명)보다 5만2554명 증가한 36만2338명을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수는 722만8550명이다. 위중증 환자 또한 1196명으로 전날(1158명)보다 38명 증가하면서 전날에 이어 최다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국내 코로나19 유행 정점시기를 오는 16∼22일로 전망하고 있다. 

확진자 폭증으로 정부가 의료체계를 손질하면서 이번주부터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통한 양성 판정이 확진으로 인정되고, 일반 병상에서도 확진자 치료가 가능해졌다. 사적모임 6인, 식당.카페 등 영업시간은 오후 11까지로 정한 사회적 거리두기 현 단계는 오는 20일까지 적용된다. 이에 더해 정부는 오는 21일부터 '위드 코로나' 수준으로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4주간 치명률은 0.1%보다는 낮게 나오고 있어서, 단기 치명률은 현재 계절독감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치명률 관리'에 중점을 두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양성'이 나오면 코로나19 확진자로 인정되는 첫날인 14일 종로구의 한 이비인후과가 검사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양성'이 나오면 코로나19 확진자로 인정되는 첫날인 14일 종로구의 한 이비인후과가 검사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당분간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들도 있어 국내 거리두기 완화가 다소 이르다는 지적이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대통령선거 등의 영향으로 정점이 이번 주 뿐 아니라 그 다음 주(20∼26일) 등으로 미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 14일 SNS에 "이번 오미크론 대유행은 감소세로 접어들겠지만 저점에서부터 중간 정도 규모의 유행이 다시 진행될 것"이라며 '반복적인 파도의 형태'의 유행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정 판정도 확진으로 인정하면서 동네 병·의원은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하는 선별진료소 못지 않게 검사 대기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병원은 별도의 대기 공간 없이 좁은 실내에서 1∼2시간가량을 기다려야 하거나, 일반 환자들과 분리할 공간이 없어 병원 내 감염 또한 우려되는 상황이다. 위중증 환자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증가할 경우 의료대란 또한 우려된다. 

해외사례를 보면 미국이나 유럽 여러 국가들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세가 둔화되는 여러 징후를 확인한 후 규제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미국 올해 1월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은 이후 각 주에서 거리두기 규제를 완화했다. 독일 베를린의 경우 지난 14일 코로나19 확산속도가 다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자, 오는 20일로 예정됐던 방역규제 완화를 이달 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방침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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