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시마 규모 7.3 강진…11년 전 악몽에 한밤중 긴급 대피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3.17 11:0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명 사망·92명 부상…도쿄서는 대규모 정전
17일 일본 후쿠시마현에 위치한 한 빌딩 외벽 일부가 지진의 여파로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17일 일본 후쿠시마현에 위치한 한 빌딩 외벽 일부가 지진의 여파로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16일 밤 일본 동부 후쿠시마 앞바다에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했다. 지진 여파로 도쿄 등 수도권과 동북 지역에서는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고, 신칸센 열차가 탈선하고 후쿠시마 원전 일부 기능의 작동이 한때 정지되는 등 후속 피해도 속출했다.

일본 기상청은 16일 오후 11시36분경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 해저 60㎞ 지점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규모 7~8의 지진은 수 백km의 넓은 지역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규모다.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은 최대 9.1의 규모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 기상청은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 일부에 최대 1m의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하고, 연안 지역 주민들에게 즉시 피난 지시를 내렸다.

이번 지진으로 동북 지역의 미야기연과 후쿠시마현에서는 진도 6강의 흔들림이, 도쿄 시내에서는 진도 4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진도 6강이면 기어가야 이동할 수 있으며, 고정되지 않은 가구 대부분이 움직이고 넘어지기도 하는 수준이다. 도쿄에서는 2~3분 동안 건물이 크게 흔들렸고, 오사카 등 간사이 지역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됐다.

현지 방송 NHK 자체 집계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인해 17일 오전 5시30분 기준 2명이 사망하고 92명이 부상당하는 등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서는 부상자들이 잇따라 병원으로 이송됐고, 이와테현, 아키타현, 야마가타현 등에서도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지진이 한밤중에 발생해 피해 확인이 늦어질 수 있어,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과 동북 지역에서는 대규모 정전 사태가 벌어졌다. 도쿄전력은 16일 오후 11시44분 기준 도쿄 70만 건을 포함해 도쿄전력 서비스 지역에서 약 208만 건의 정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도호쿠전력은 미야기현 등에서 약 15만 건의 정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다만 정전 사태는 17일 새벽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열차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JR동일본은 지진 발생으로 후쿠시마와 미야기현 시로이시 자오우 구간을 운행하던 신칸센 열차 17량 중 16량이 탈선했다고 밝혔다. 차량에는 78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나 모두 부상 없이 무사했다. 도쿄 등에서는 지진 발생 이후 전철 등의 운행이 일시 정지됐다가 재개됐다.

후쿠시마 원전의 일부 기능은 한때 정지됐다. 원자력규제청에 따르면, 지진 흔들림으로 후쿠시마 제2원전 1호기와 3호기에서 사용후원료 수조의 냉각펌프 기능이 일시적으로 정지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정지 2시간 만에 모두 복구됐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화재 경보가 울렸으나 실제 화재가 발생하지는 않았고, 원자로 등의 데이터나 주변의 방사선량에도 이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7일 새벽 기자들에게 “원전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일주일 동안은 최대 진도 6강 정도의 지진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