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정부, 거리두기 이미 포기…‘위기’라는 메시지 줘야”
  • 이은진 디지털팀 기자 (eunjinlee525@gmail.com)
  • 승인 2022.03.1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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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정점 아냐…방역 완화로 불확실성 키우면 안 돼”
15일 오후 코로나19 전담 병원인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후 코로나19 전담 병원인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감염병 전문가인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방역당국에서) 거리두기는 이미 포기한 것으로 본다”고 일갈했다. 이어 “오미크론은 계절 독감 수준이라는 신호 대신 지금이 위기라는 정확한 메시지를 내라”고 촉구했다.

이 교수는 16일 오후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의료체계가 붕괴된다고 거리두기 강화하라면 현 정권은 곧 끝날 거니까 안 할 것이고, 들어오는 정권은 그 욕을 먹어가면서 거리두기를 강화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의료체계가 붕괴돼도, 하루에 500명씩 죽어도 그냥 한 몇 주 지나면 지나갈 거니까 그냥 그렇게 보는 것”이라며 “거리두기 조이자고 얘기도 하고 싶지 않다. 다만 현 체제만 유지해 주든지, 메시지라도 정확하게,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지금 위기라고 얘기를 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정부는 지금 ‘오미크론의 사망률, 치명률이 독감 수준이 됐다’고 하고, 총리는 ‘1급 감염병을 적어도 2급이나 4급으로 낮출 수 있다’고 했다”며 “정점을 찍지 않았는데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얘기들을 계속 얘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뭔가 정면 돌파의 의지를 보이는 것 같다”며 “그냥 충분히 걸릴 만큼 걸려서 마지막 유행을 한번 만들고 끝내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이런 방향으로 끌어갈 수 없다”고 정부 태도를 강력 비판했다.

정부가 거리두기 완화안을 검토하는 데 대해서는 “지금 (사적모임) 인원 제한 8인, 영업제한 12시로 거리두기 완화 얘기가 벌써 나온다”면서 “정부에서 논의도 하기 전에 먼저 흘린다. 방향성을 정해 놓고 간을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직 (확산세가) 정점을 찍지 않았는데 정점이 될 거니까 완화시켜도 된다고 얘기한 국가는 어디에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어느 국가나 감염자 수가 꺾이고 난 다음에 ‘이 정도가 우리 맥시멈(최대치)이구나’를 확인했지, 그전에 맥시멈을 예측하는 국가는 아무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모든 수학적 모델링은 지금의 방역 조건이 변하지 않는 걸 가정으로 하는데, 이렇게 또 (거리두기를) 완화시켜서 불확실성을 키워버리면 다음 주나 다다음 주 상황이 우리가 예측하고 있는 수학적 모델링을 빗나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든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그나마 국민들이 백신을 3차까지 맞아서 의료체계가 버티고 있는 것이지, 일본처럼 한 10%, 20% 정도 맞았다면 하루에 정말 1000명씩 죽었을 수도 있었다”면서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다음 정권이 들어서는 5월쯤이면 오미크론 위기는 그래도 많이 안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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