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에서 진흙탕으로…‘택배견 경태’ 아빠, 사기혐의로 입건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4.0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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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치료비 명목 후원받았지만 용처 불분명
경찰, 국민신문고 진정·고소 토대로 수사 착수
'택배견' 경태 ⓒ 인스타그램 캡처
'택배견' 경태 ⓒ 인스타그램 캡처

반려견과 함께 일하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던 택배기사가 '후원금 먹튀'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동경찰서는 최근 국민신문고 진정을 통해 사건을 접수하고 택배기사 A씨를 사기·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인 '경태'와 '태희'의 치료비가 필요하다며 후원금을 모금하고, SNS 메시지를 통해 다수의 사람들에게 돈을 빌린 뒤 잠적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난달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경태와 태희가 최근 심장병을 진단받았는데 최근 누가 차 사고를 내고 가버려 택배 일도 할 수 없다"는 글을 올리며 후원을 요청했다. 

이후 논란이 일자 그는 "허가받지 않은 1000만원 이상의 개인 후원금은 돌려줘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순차적으로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환불은 물론 총 모금액과 사용처 공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팔로워들에게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보내 빌린 돈 역시 대부분 갚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빌린 돈은 수천만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A씨가 실제로 반려견 치료에 쓴 금액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300만원 수준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의혹은 더욱 커진 상태다.

사실 관계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A씨는 지난달 31일 인스타그램 계정을 폐쇄했다.

경찰은 "국민신문고 진정 외에도 5일 A씨를 고소한 사람이 있어 이를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려 한다"며 "아직 정확한 피해자의 수나 피해 금액이 특정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자신의 택배차량에 강아지 경태를 태우고 다니는 모습이 공유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A씨가 일하는 CJ대한통운은 지난해 그의 반려견 경태와 태희를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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