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 택배 대리점주 유족 “노조 탄원서에 경악, 억장 무너져”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4.0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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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에 집단 괴롭힘 가하고 끝까지 변명”…가해자 4명 구속 기로
노조를 원망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40대 김포 택배대리점주 A씨의 아내 B씨가 17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김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노조를 원망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40대 김포 택배대리점주 A씨의 아내 B씨가 17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김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경기 김포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40대 택배 대리점주의 유족이 노조원들에 대한 엄벌을 재차 호소했다. 대리점주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노조원들은 이날 오후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김포 택배 대리점주 A씨의 유족은 7일 보도자료를 내고 "고인의 억울한 원혼을 어떻게 달랠지 막막한 심정으로 반년을 지내왔는데, 사법기관에 의해 이제 겨우 첫 매듭이 풀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택배노조가 피의자들을 위해 '노조 활동에 거칠고 경솔한 부분이 있었으나 괴롭힘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을 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고인에게 하루하루를 '지옥 같았다'고 느끼게 하고, 세상을 등지게 한 피의자들이 끝까지 변명하고 있어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유족은 "택배노조는 '대리점 갑질', '처참한 현장' 등을 운운하며 고인의 죽음의 원인이 피의자들에게 없다는 양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고인에게 집단 괴롭힘을 가한 이들이 도리어 갑질을 당했다고 하는 것은 (그들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유족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윤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여러차례 강성노조의 불법행위를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부디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피의자들의 불법 행위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김포에서 택배 대리점을 운영하던 점주 A씨는 지난해 8월30일 극단적인 선택을 해 숨졌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노조원들의 불법 태업과 쟁의권도 없는 그들의 쟁의 활동보다 더한 업무방해, 파업이 종료됐어도 더 강도 높은 노조 활동을 하겠다는 통보에 비노조원들과 버티는 하루하루는 지옥과 같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 유족은 지난해 9월 전국택배노조 김포지회 노조원 B씨 등 13명을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해 고소했다. 경찰은 피고소인 중 혐의가 중한 B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씨 등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전 진행됐으며 영장 발부 여부는 오후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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