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동부지역 기차역 폭격 참사…어린이 포함 피란민 50여 명 숨져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2.04.0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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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당국 및 국제사회, 러시아 강력 비판
러시아, ‘우크라이나 정부 자작극’ 주장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에서 3일(현지 시각) 병사들이 길거리에 파괴된 채 널브러진 러시아군 탱크와 장갑차, 군용차량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키이우 북부 외곽 도시들을 장악했던 러시아군을 국경까지 밀어냈다. ⓒ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에서 3일(현지 시각) 병사들이 길거리에 파괴된 채 널브러진 러시아군 탱크와 장갑차, 군용차량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기차역을 노린 미사일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최소 50여 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당국과 국제사회는 러시아를 맹비난 했으나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군의 자작극이라는 주장을 폈다. 

8일(현지 시각)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토치카-U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州)의 북부 도시 크라마토르스크의 기차역에 떨어졌다. 해당 폭격으로 현재까지 어린이 5명을 포함해 최소 50여 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차역에 미사일이 떨어진 시각은 이날 오전 10시30분쯤으로, 당시 기차역엔 러시아군의 공습을 피해 피난길에 오른 여성과 어린아이 등 민간인 수천 명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네츠크 주지사는 러시아군 측이 집속탄을 사용해 기차역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집속탄은 미사일 모체로부터 소형 폭탄 수백 개가 분리돼 넓은 범위에 무차별적인 살상을 가하는 무기다. 앞선 2010년 100여 개 국가의 참여로 집속탄사용금지조약(오슬로 조약)이 발효된 바 있으나 러시아는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기차역 폭격 사건을 두고 “그들(러시아)이 저지르는 악에는 한계가 없다. 처벌하지 않으면 그들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제사회 역시 한 목소리로 러시아를 비판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해당 사건을 “러시아가 범한 또 다른 끔찍한 잔혹 행위”라고 규정하며 “우리는 동맹과 함께 이번 공격을 조사하는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역시 트위터에서 “민간인 대피에 사용되는 기차역을 공격하는 건 비열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 또한 성명을 내고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국제인도법과 국제인권법에 대한 중대한 위반으로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러시아 군 당국은 해당 공격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자작극이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러시아 국방부는 관련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정권의 기차역 공격 목적은 우크라이나 주민을 인간방패로 삼아 우크라이나군의 입지를 방어하려고 주민들이 대거 도시를 떠나는 걸 저지하려는데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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