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①] 광역시급 ‘특례시’ 출범 첫 해… 고양특례시장 누가 뛰나
  • 김현지 기자 (metaxy@sisajournal.com)
  • 승인 2022.04.1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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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이재준’에 도전장 낸 민주당… 김영환 등 7명 난립
“재집권 안 된다” 국민의힘 김종혁·이균철·이동환 3명 압축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마을16단지 '뉴삼익아파트' 전경. ⓒ 시사저널 임준선 기자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마을16단지 '뉴삼익아파트' 전경. ⓒ 시사저널 임준선 기자

[편집자 주] 지난 1995년 지방선거 도입(기초자치단체장 직선제) 이후 27년째인 올해 6·1지방선거에서 주목 받는 자치단체가 있다. 지난 1월13일 ‘특례시’로 출범한 경기도 고양·수원·용인특례시와 경상남도 창원특례시다. ‘특례시’는 특별시·광역시가 아닌 기초자치단체 중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에 부여된 행정 명칭이다. 기존 기초자치단체의 지위는 유지하면서 광역시 수준의 행정·재정적 자치 권한을 부여받는 도시다. 그동안 인구수를 토대로 한 자치단체 권한 강화 등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관련 규정이 담긴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은 지난 2020년 12월9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시사저널은 특례시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례시의 예비후보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한다. 첫 순서는 인구 108만 명의 ‘고양특례시’다.

‘경기북부 최대 중심도시’ 고양특례시장 선거 결과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고양특례시는 더불어민주당 세가 강한 곳으로 분류된다. 민주당 소속 시장이 12년간 집권했고, 고양특례시 지역구 국회의원 소속 정당은 민주당(3명)과 정의당(1명)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를 24만7077표차(0.73%p)로 이겼지만, 고양특례시에서는 이 전 후보가 윤 당선인을 4만2184표차로 앞서기도 했다. 

현재(4월18일 기준) 고양특례시장에 도전한 양당의 예비후보는 더불어민주당 7명, 국민의힘 3명이다. ‘민주당의 고양특례시 12년 집권’을 끝내겠다는 국민의힘 후보군은 김종혁·이균철·이동환 예비후보(ㄱㄴㄷ순) 등이다. 민주당은 현역의 이재준 고양특례시장(2018~)이 연임에 재도전했고, 김영환·민경선·박준·배정근·이길용·최상봉 예비후보들은 이에 도전장을 냈다. 

(좌부터) 이재준 고양시장, 김영환·민경선 예비후보. ⓒ고성준 기자, 김영환·민경선 예비후보 캠프 제공.
(좌부터) 이재준 고양시장, 김영환·민경선 더불어민주당 고양특례시장 예비후보. ⓒ시사저널 고성준 기자, 김영환 후보 페이스북, 민경선 예비후보 캠프 제공.

민주당, ‘현역’ 이재준-김영환 ‘엎치락뒤치락’

최근 발표된 고양특례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를 보면 민주당에서는 이재준 시장과 김영환 예비후보가 선두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아정보리서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 4월10~11일 만 18세 이상 고양특례시 거주자 602명을 대상으로 한 양당 후보별 고양특례시장 적합도 조사(4월14일 발표)에서는 이재준 시장(19.9%)이 김영환 예비후보(14.6%)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그러나 같은 날 발표된 모노리서치의 조사에서는 김 예비후보(23.1%)의 지지율이 이 시장(19.5%)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코리아정보리서치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0%p, 모노리서치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모노리서치 조사는 경인일보 의뢰로, 지난 4월11~12일 만 18세 이상 고양시 거주자 50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현역 프리미엄’을 가진 이 시장과 순위권 다툼을 하는 김 예비후보는 경제통으로 불린다. 김 예비후보는 인수위원회 격인 문재인정부 국정기획위원회 전문위원, 이재명 경기도지사 인수위 기획재정분과 부위원장, 8·9대 경기도의원, 김현미 민주당 국회의원(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보좌관 등을 지냈다. 그가 “고양시는 전형적인 배드타운(Bed Town)으로, 경제·산업·국토교통 등 분야에서 활동한 제 이력이 고양시에 필요하다”고 자신하는 이유였다. 김 예비후보는 “일산테크노벨리를 유치하고 CJ라이브시티, 방송영상밸리, 킨텍스 3전시장 건립 기틀을 마련한 경제전문가”라고 소개했다. 

김 예비후보는 “고양시를 ‘일자리 많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의 슬로건 역시 ‘경제도시·기업도시·자족도시’였다. 김 예비후보는 이를 위해 덕양구 창릉지구 등에 제2·3의 테크노밸리 지정 및 이를 통한 4차산업 클러스터 조성, 대곡역 기업유치를 위한 초고밀도 개발 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에게 ‘김영환한테 맡겼더니 민주당이 참 잘하더라’라고 기억되는 특례시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지율 3위’를 기록 중인 민경선 예비후보는 역전을 노리고 있다. 그는 “도의원 12년간 진행한 공청회와 간담회 등만 1200여건”이라며 ‘소통’을 강점으로 소개했다. 현물무상교복 지원입법, 경기도 공공버스 설계,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시스템 제안 등 활동 이력도 내세웠다. 그러면서 “재정자립도 33.8%인 고양특례시를 자족도시로 만드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특히 3기 신도시 창릉지구 등이 베드타운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민 예비후보는 경기도의원 3선, 이재명 전 후보 선대위 조직혁신단장, 문재인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 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문재인·이재명·김경수 등 선거 캠프에서 일한 최상봉 예비후보는 고양특례시를 ‘k컬처 국제도시’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지역경제 활성화, 교통문제 해결은 물론 고양평화타워(No War World Tower) 건설, 공공주택 1만호 및 공공원룸 1만실, 시립휴양타운 등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박준 예비후보(전 민주당 고양갑 지역위원장)는 고양특례시를 생태역사문화관광 도시, 청년복지가 증진되고 여성들이 행복한 젊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밝혔다. 이어 “바이오 의약 산업 및 4차산업 혁명에서 엄청난 수요가 예상되는 다양한 센서들을 비롯한 부품들을 개발·생산하는 4차산업 및 자율주행 연구 개발 생산 거점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배정근 예비후보는 출마선언을 통해 덕양지구 실리콘밸리 추진, 신분당선 연장 추진, 대곡지구 주택개발 사업 가속화, 보육시설 확충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놨다. 그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 경제사회노사정위원회 공공부문 위원, 이재명 전 후보 총괄특보단 노동대전환 특보단장 등 을 지낸 노동 분야 전문가다. 후보군 중 이재준 고양특례시장과 이길용 고양특례시의회 의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좌부터) 김종혁·이균철·이동환 국민의힘 고양특례시장 예비후보 ⓒ김종혁·이균철·이동환 예비후보 캠프 제공.
(좌부터) 김종혁·이균철·이동환 국민의힘 고양특례시장 예비후보 ⓒ김종혁·이균철·이동환 예비후보 캠프 제공.

국민의힘 후보 ‘3명’ 압축… “민주당 재집권 막겠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종혁 예비후보의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 4월14일 발표된 코리아정보리서치의 조사에서 9.6%를 기록, 이균철 예비후보(5.8%)와 이동환 예비후보(5.4%) 중 가장 높았다. 같은 날 나온 모노리서치 조사 결과에서도 김 예비후보(8.3%)가 이동환 예비후보(6.8%)와 이균철 예비후보(3.0%) 대비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 예비후보는 중앙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언론인 출신이다. 방송 활동을 활발히 한 그는 윤석열 캠프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 공동부위원장을 맡았었다. 그는 “지난 2010년부터 민주당 소속 고양특례시장이 재임했고, 이 기간 도시가 완전히 망가졌다”며 “전국 지자체 중 일자리 유치 실적이 거의 최하위에 해당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고양특례시의 재정자립도가 지난 2010년 60.4%에서 2021년 34%로 추락한 점도 상기시켰다. 김 예비후보는 이어 “고양특례시가 된 이번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변화를 주지 못하면 고양특례시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공약은 1기 신도시의 재건축·리모델링, 교통 문제 해결, 일자리 확대를 위한 기업 유치 및 지원, 난개발 중단 및 친환경 도시조성 등이다. 김 예비후보는 “고양특례시 문제는 중앙정부, 국회, 중앙당, 서울시, 경기도, 언론 등과 협조해야 한다”며 “지난 34년간 맺은 광범위한 네트워킹을 통해 고양특례시의 각종 숙원사업을 잘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양시를 부활시킨 시장’으로 시민들에게 기억되고 싶다”면서 “고양시를 매력도시, 미래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균철 예비후보(국민의힘 중앙위 상임고문)는 “고양(高陽)을 고양(高揚)하고 시정(市政)을 시정(是正)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고양특례시를 이끌 기조로는 베스트(BEST)를 언급했다. 이는 고양특례시를 아름답고(beautifu) 경제적인 도시(economy)로 만들고, 또 고양특례시의 특정사업을 단순하게 잡고 진행하되 업무는 강하게(simple&strong) 하면서 민·관·군·경 등간의 연대(teamwork)를 이루겠다는 의미다. 그는 “능곡지구 재개발 사업, 원당 재개발 사업 등 비리에 휩싸였다는 의혹을 받는 사건을 파헤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적재적소의 원칙을 통해 인사를 공정하게 하겠다”고 했다.

이동환 예비후보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고양시병 당협위원장, 윤석열 선대위 정책본부 국토정책위원 팀장 등을 지냈다. 이 예비후보는 출마선언문을 통해 “지난 12년간 민주당 출신의 고양특례시장들은 기업 하나 제대로 유치하지 못했다”면서 고양특례시의 재정자립도 하락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시 및 강남접근 교통망 연결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환경 조성 △1기 신도시 재정비 특별법 제정 및 주민맞춤형 아파트 재건축 추진 △고양판 실리콘밸리 조성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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