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시장’이 보는 창원 “새 먹거리 창출 DNA 넘쳐”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2.04.24 15:00
  • 호수 169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허성무 창원시장 “박정희 전 대통령의 꿈이 자주국방이었다면,
저의 꿈은 일자리 산업으로서 방위산업 부활”

창원시 민선 7기 ‘허성무호’는 취임과 동시에 변화와 혁신의 연속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운동화 시장’이라고 잘 알려진 허성무 경남 창원시장은 2018년 7월 취임 이후 13만2000km 이상 현장을 다녔다고 한다. 지구를 세 바퀴 넘게 달린 셈이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창원의 최대 프로젝트였던 ‘창원특례시 출범’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지난 반세기 동안 가파르게 성장한 창원시가 창원특례시 출범으로 다시 한번 도약의 계기를 맞고 있다. 다른 지자체가 수소산업 육성에 관심을 두지 않을 때 허 시장은 ‘수소산업특별시 창원’을 선포한 데다 창원의 산업을 방산·원전·스마트 산업으로 체질 개선했다. 민선 6기 때 1조2000억원이던 투자유치 규모를 5배 넘는 6조9000억원으로 늘렸다. 지난 30년 숙원이던 재료연구소의 ‘원’ 승격이라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시사저널은 4월15일 창원시청 시장집무실에서 허 시장을 만나 민선 7기 주요 성과와 방위산업 부활 등에 대해 들어봤다.

허성무 창원시장ⓒ창원시 제공
허성무 창원시장ⓒ창원시 제공

창원특례시 출범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창원 시민 모두가 해낸 결실이다. 저는 시민의 열망을 정부와 국회에 전하고자 했다. 코로나로 침체된 지역경제 도약과 수년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바랐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20대 국회에서 특례시 지정을 담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았지만, 지역 국회의원과 105만 시민이 계속 성원해주 고 힘을 모아줬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민선 7기 주요 성과를 꼽는다면.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맞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창원 경제의 V자 반등을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다. 2020년 41조원이던 창원국가산업단지 생산액이 2021년 47조원으로 급증했다. 2020년 9월 108억 달러였던 수출액도 이듬해 9월 129억 달러로 반등했다. 창원의 제조업 근로자도 2013년 이후 8만 명이나 늘었다. 과감한 투자유치 전략이 비결이다. 공직사회가 변화와 혁신으로 일 중심의 조직으로 거듭난 것도 큰 성과다. 지난해 행정안전부 주관 지방규제혁신 코로나19 대응 분야에서 최우수를 받았다. 끝없는 규제혁신 노력으로 경쟁력 있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한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투자유치와 국비 확보 성과도 괄목할 만하다. 지난해 3조2692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5601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 올해 국비는 1조3171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무려 2226억원나 증가한 규모다. 매년 최다 국비 확보를 경신했다. 

미래 먹거리 기반을 마련한 것도 빠트릴 수 없는 성과다. 1조4388억원 규모의 스마트그린선도산단에 지정됐고, 41개 핵심사업이 포함된 산단 대개조 국가공모에 선정됐다. 전국 최초의 수소에너지 순환 시스템 실증단지 구축과 방산혁신클러스터 시범사업 선정, 스마트 무인선박 규제자유특구 지정, 경남 최대 국책사업인 진해신항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등으로 지역의 산업구조 고도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아쉬운 점도 있을 듯한데.

“방산혁신클러스터 시범사업을 창원시가 주도할 수 없게 된 점이다. 만약 창원시가 주도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됐으면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는데 아쉽다. 방위사업청·경남도 등과 공동으로 사업을 수행한 까닭에 창원시가 지역 기업과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저의 기대 수준이 워낙 높았던 모양이다.”

방위산업 발전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안다.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창원에 방위산업 기지를 만드셨다. 50년을 뛰어넘어 저 역시 방산 부품 국산화에 대한 강한 열정을 지니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꿈이 자주국방이었다면, 저의 꿈은 과거의 빛나는 영광을 되찾을 수출 주력산업으로, 새로운 첨단산업으로, 미래성장동력 산업으로, 일자리 산업으로서의 방위산업 부활이다.”

2021년 6월 창원 CECO에서 열린 2021 방위산업 부품장비대전 때 허성무 창원시장(사진 가운데)이 경남·창원방산혁신클러스터 부스를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창원시 제공
2021년 6월 창원 CECO에서 열린 2021 방위산업 부품장비대전 때 허성무 창원시장(사진 가운데)이 경남·창원방산혁신클러스터 부스를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창원시 제공

방위산업 부활의 꿈을 실현하고 있나.

“지난 2018년 시장 출마를 선언하자마자 다른 공약에 앞서 방위산업 육성 전략부터 발표했다. 첨단방위산업 지원센터 건립과 방위산업 수출지원단 가동, 방위산업 인재 양성센터 운영 등이 핵심이다. 이를 실천에 옮겼다. 지난 2020년 전국에서 최초로 ‘경남·창원방위산업혁신클러스터사업단’을 설립했으며, 지난해 12월 ‘한국방위산업진흥센터’를 착공했다.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250억원의 국비가 들어가는 K9자주포 엔진 국산화 사업은 연료분사 시스템과 엔진제어장치 등 핵심부품의 국산화율 100%가 과제다. 이 사업으로 엔진부터 체계 무기 일부 등 200여 개 부품이 개발될 전망이다. 특히 K9자주포용 1000마력급 엔진과 엔진제어장치 부품 국산화 사업은 2030년까지 1조1800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와 5000개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확실한 게임체인저라고 했다. 무슨 의미인가.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e Reacter)는 말 그대로 소형화되고 모듈화된 원자로를 의미한다. 기존 원전에 비해 안전성이 높고, 건설 기간이 짧다. 모듈화로 건설단가를 낮출 수 있다. 세계 원자로 시장은 이 SMR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SMR은 전력과 수소만 생산하는 게 아니라 해수 담수화 시설로 활용될 수 있다. 창원의 대표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미 SMR 세계시장 패권을 목표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SMR은 두산에너빌리티뿐만 아니라 창원공단 전체에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지난해 5월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열린 혁신형 SMR 기술개발 설명회를 통해 창원시의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어떤 계획인가.

“창원은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한 관련 중소기업의 높은 기술력과 우수한 기자재 공급망을 갖춘 원전산업 핵심지역이다. SMR 기술 개발과 세계시장 진출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또 수소차와 수소버스, 수소트램 등 수소 모빌리티 보급을 넘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수소 기반의 에너지 자립 스마트도시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겠다. 창원 경제를 일으키는 중요한 기회다.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곧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다. 창원시가 최우선적으로 국정과제에 반영해야 할 사업은.

“새 정부 국정과제에 채택되기 위해서는 지역 현안 사업임과 동시에 국가 현안 사업이 돼야 한다. 창원시는 연구기관 등과 함께 4차 산업혁명과 지방 소멸 대응, 탄소중립 등 분야별 전략과제를 담아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그중 동북아 스마트 물류 플랫폼 구축이 국정과제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동북아 스마트 물류 플랫폼 구축은 창원의 최우선 사업이다. 진해신항 스마트 항만배후단지 조성과 대규모 스마트 내륙제조물류단지 조성, 창원산업선·진해신항선 구축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 SMR 중심의 원전산업 육성과 디지털 혁신타운 조성 등 주력 산업 고도화도 국정과제에 밀어넣을 계획이다. 교통과 문화 분권 대응도 창원이 풀어내야 할 문제다. 교통 분권 실현을 위한 동대구~창원 간 고속철도 신설과 문화 분권을 위한 마산해양신도시 내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건립 등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 공공기관 창원 이전과 그린벨트 해제 등을 건의하겠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