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숨이 찬다면 심방세동 의심하라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05.02 11:00
  • 호수 1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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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20%는 심방세동이 원인⋯항부정맥 약제 등으로 치료하고 금주해야 

63세 여성이 3개월 전부터 계단을 오르거나 빠르게 걸을 때 가끔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났다. 잠시 그러다 나아지려니 생각했으나 나아지지 않아 의원을 방문했다. 그랬더니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고 심전도 검사 결과 심방세동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심방세동은 심방이 규칙적으로 뛰지 않고 매우 빠르게 뛰면서 불규칙한 맥박을 일으키는 부정맥의 일종이다.

심방세동은 부정맥 중 가장 흔하고,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발생이 늘어난다. 심방세동 유병률은 연구에 따라 0.4~2%로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으나, 2015년 국내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심방세동 유병률은 성인 인구 중 0.7%이고 고령화 추세에 따라 매년 높아지고 있다.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건강검진 수검자 중 3.1%에서 심방세동이 발견되었고, 이 중 43.4%는 새롭게 진단된 경우였으며, 58%는 자각증상이 없었다.

심전도 검사 모습ⓒ뉴스뱅크이미지
심전도 검사 모습ⓒ뉴스뱅크이미지

음주로 인해 일시적 심방세동 유발되기도

심방세동의 위험요인으로는 고령, 관상동맥질환, 고혈압성 심질환, 심장 판막 질환, 비만, 고혈압, 당뇨병, 흡연, 수면무호흡증 그리고 직계가족의 심방세동 가족력 등이 있다. 갑상샘 항진증이나 만성 폐질환과 동반되는 사례도 있으며, 수술 후에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간혹 음주로 인해 일시적으로 심방세동이 유발되기도 한다.

뇌졸중은 뇌혈관의 동맥경화가 주원인이지만, 뇌졸중의 15~20% 정도는 심방세동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심방세동은 뇌졸중을 4배 이상, 심부전을 3배 이상, 치매를 1.4배 이상, 사망 발생 위험을 2.4배 이상 각각 높인다. 심방세동의 증상으로는 피로, 운동 수행 능력 저하, 가슴 두근거림, 저혈압, 실신, 흉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방세동을 진단하는 데는 심전도 검사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심방세동이 간헐적으로 발생해 심전도 검사에서 확인되지는 않지만 심방세동이 의심된다면 24시간 심전도 검사를 하거나, 1~2주간 심전도를 확인할 수 있는 간헐적 심전도 검사를 사용하면 된다.

갑상샘 항진증이나 음주 등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원인이 있다면 원인 질환을 치료하고 금주를 하는 것이 우선적인 치료다. 항부정맥 약제나 심장박동 속도를 조절하고 심장의 부담을 줄여주는 약과 항응고 약제를 처방받을 수 있다. 약물요법만으로 심방세동이 좋아지지 않으면 심장에 전기적 충격을 주어 심장박동을 되돌리는 심율동 전환을 하거나, 사타구니 정맥혈관을 통해 관(카테터)을 심장까지 삽입해 심장에서 잘못된 신호가 나오는 부위를 태우거나 얼려 치료하는 전극 도자 절제술로 치료받을 수 있다. 

심방세동을 예방하려면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고, 과로를 피하며, 커피나 홍차 등 카페인 섭취를 줄여야 한다. 아울러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으로 정상 혈압을 유지하며,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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