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이후 5년 만에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을 통해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은 10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진행된 대통령 취임식에 남색 정장 재킷과 회색 바지 차림으로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참석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전·현직 대통령, 국회·정부 관계자와 외교사절 등 약 4만1000명의 대규모 인원이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국회 취임식 단상으로 올라와 내·외빈과 인사를 나눌 당시 활짝 웃으며 윤 대통령과 악수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도 박 전 대통령에게 인사를 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박 전 대통령은 별다른 인사를 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취임사를 마무리하자 박수를 보냈으며, 이어 김건희 여사와 함께 단상에 내려오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후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를 먼저 환송한 후 박 전 대통령의 배웅에 나섰고,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 내외의 환송을 받으며 자리를 떠났다.
앞서 박주선 취임준비위원장은 지난 4월26일 대구 사저로 내려가 박 전 대통령에게 윤 대통령의 친필이 담긴 친전과 취임식 초청장을 전달했고, 이에 박 전 대통령은 "현재 건강 상태로는 3시간 이상 이동하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운동과 재활을 통해 잘 견뎌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참석 의사를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검사 재직 시절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 국가정보원의 여론조작사건 특별수사를 진행하면서 윗선의 '수사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어 2016년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을 맡아 박 전 대통령의 구속기소 과정을 지휘했다.
이후 수감 생활을 이어가던 박 전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이 지난 2021년 12월24일 단행한 특별사면을 통해 석방됐다. 악연을 가졌던 윤 대통령도 대선 당선 이후 4월12일 대구광역시 달성군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에게)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갖고 있는 미안함을 말씀드렸다"고 전하며 과거사가 잘 정리됐다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