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공화국’ 현실화?…법무부 차관도 검사 출신
  • 박나영 기자 (bohena@sisajournal.com)
  • 승인 2022.05.1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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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법무부 차관에 이노공 전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임명
검찰 지휘부 사법연수원 27기 이하 젊은 기수로 대폭 재편 전망

윤석열 정부의 초대 법무부 차관으로 이노공 전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이 임명되면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법무부의 '탈 검찰화'가 되돌려지고 있다. 검찰 출신 장·차관 체제로 법무부가 운영되는 것은 5년여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처장·차관·외청장 21명의 인선안을 발표하면서 이노공 변호사를 법무부 차관에 임명했다. 이 신임 차관은 이날 "새 정부의 첫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신속히 업무를 파악하여 법무부 국정과제 수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법질서 확립, 인권 옹호, 글로벌 스탠더드 법무 행정을 위한 국정 보좌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첫 여성 차장검사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이 차관은 수원지검 성남지청 검사로 공직에 발을 들이며, 당시 성남지청에 근무하던 윤 대통령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 있던 2018년 7월 여성·아동 범죄와 과학기술 범죄 수사 등을 지휘하는 4차장 검사에 임명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5월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생각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5월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생각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장관으로 한동훈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법무부는 2016년 김현웅 장관-이창재 차관 이후 약 5년 반 만에 검찰 출신 장·차관을 두게 된다. 지난 5년간 추진된 '법무부 탈검찰화'가 뒤집히고 법무부와 검찰이 다시 하나로 묶이는 모양새다.  

'검찰 개혁'을 국정 과제로 내걸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검찰 고위직 출신이 법무부 장관을 주로 맡던 관행을 깨고 초대 법무부 장관에 박상기 당시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임명했다. 이후 임명된 조국·추미애·박범계 전 장관들도 학자 출신 또는 판사 출신의 정치인이었다. 차관 또한 정권 초기에는 이금로·김오수·고기영 등 검찰 출신 인사들을 임명했지만, 말기에는 이용구·강성국 등 판사 출신 법무부 간부들이 차례로 맡았다.

장관 후보자와 차관의 사법연수원 기수가 낮아진 만큼 검찰 지휘부도 대폭 '물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차관은 사법연수원 26기, 한동훈 후보자는 27기로 전임 장·차관에 비해 기수가 큰 폭으로 낮아졌다. 관례상 이들보다 기수가 높은 검찰 간부들은 향후 인사에서 중요 보직에서 밀려나고 27기 이하의 '젊은 기수'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검사장급 이상 검찰 간부 대부분은 이 차관보다 기수가 높다. '검수완박'에 항의하며 사의를 밝혔던 전국 고검장들은 물론, 이두봉 인천지검장(25기), 이주형 울산지검장(25기), 노정연 창원지검장(25기) 등도 이 차관보다 연수원 선배다. 한 후보자까지 고려하면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26기)과 심우정 서울동부지검장(26기), 노정환 대전지검장(26기), 문홍성 대검 반부패·강력부장(26기) 등도 '기수 역전'의 당사자가 된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총장 시절 자신과 충돌했던 검찰 간부들을 밀어내고, '윤석열 사단' 검사들을 중심으로 검찰 조직을 다시 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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