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북부 지역의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몰아내고 러시아 국경까지 도달했다고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16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국군 병력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국경을 나타내는 표지를 둘러싸고 촬영한 영상을 배포하고 “우크라이나군 제127여단 227대대가 러시아 국경에 도달했다”며 “함께 승리하자”고 전했다. 영상에서 군인들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님, 우리가 해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도 소셜미디어에 영상을 올려 227대대 소속 장병들에게 사의를 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르키우의 127여단 227대대 장병 여러분에게 모든 우크라이나 국민을 대표해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며 “여러분 모두 건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은 위대한 일을 해냈다. 다시 한 번 여러분과 여러분의 부모님, 여러분과 같은 모든 장병께 감사드린다”며 “적이 점령한 모든 영토는 다시 우크라이나의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레흐 시네흐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도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227대대가 국경을 회복했다”며 “러시아 침략자들로부터 우크라이나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건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고 적었다.
하르키우는 러시아 국경에서 불과 50km 떨어진 곳으로, 전쟁 전에는 하르키우시에 약 140만 명, 하르키우주(州) 전체에는 약 240만 명의 주민이 거주했던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다.
러시아군은 지난 2월 말 개전 4일 만에 하르키우 시내에 진입했으나, 이후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러시아군은 하르키우시 인근을 점령하고 집중 공격을 퍼부었으나 우크라이나군이 대규모 반격에 나서 하르키우 일대 러시아 점령지를 상당 부분 탈환한 상태다. 지난 14일에는 우크라이나 총참모부가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일대에서 퇴각하고 있으며, 이 병력을 동부 돈바스 지역에 재배치하려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군이 지난 3월 말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공략을 포기한 데 이어 하르키우에서도 퇴각한다면 우크라이나 북부~동북부 지역이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레프는 “하르키우의 승리는 수도 키이우의 성공적 방어에 이은 제2의 전과로 보인다”며 “이는 이 전쟁에 극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