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전선 교착상태…전쟁 장기화되나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5.1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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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동·남부 점령지 두고 공방전 벌어질 듯
나토 관계자 “당분간 전황 정지 상태”
우크라이나 병사가 16일(현지 시각) 하르키우 북쪽 루스카 로조바 마을 인근의 파괴된 다리 앞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AFP연합
우크라이나 병사가 16일(현지 시각) 하르키우 북쪽 루스카 로조바 마을 인근의 파괴된 다리 앞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AFP연합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17일(현지 시각) 러시아와의 전쟁이 장기전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국제사회에 신속한 군사지원을 촉구했다.

레즈니코프 장관은 유럽연합(EU) 국방장관 회의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남부 헤르손과 자포리자 등 점령지에서 방어진지를 구축했으며, 이는 장기전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군이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을 패퇴시키고 러시아에서 크림반도까지의 육로 확보를 위해 우크라이나 남부 점령을 완수하는 데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레즈니코프 장관은 전쟁의 장기화로 우크라이나군과 민간인의 희생이 늘어나고 특히 점령지에서 민간인 학살이 자행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전쟁을 계속하지 못하도록 국제사회에 강력하고 효율적인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군은 개전 이후 수도 키이우 방어에 성공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을 완전히 몰아내는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헤르손 등 남부 주요 거점도시를 빼앗겼고, 결사항전을 벌이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도 결국 포기했다. 마리우폴은 동부 돈바스 지역과 함께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침공 초기부터 러시아군의 타깃이 됐다. 동부 돈바스 지역도 러시아 전력이 집중되면서 80%의 지역이 점령당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동부·남부 점령지를 ‘러시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와 합병을 공식화하려는 움직임이다. 개전 초기에 가장 먼저 점령한 헤르손에서는 법정화폐를 러시아 루블화로 통용시키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러시아가 병합할 것으로 보이는 곳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헤르손주, 자포리자주 등이다.

향후 영토 탈환을 위한 공방전은 해당 점령지들을 중심으로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러시아가 점령지를 지키기 위해 방어적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점령지에 대해 반격을 가하면, 러시아는 이를 자국 영토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간주해 핵무기 등 대량살상 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도 향후 몇 주간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누구도 승기를 잡지 못하는 교착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8일 CC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정보에 정통한 나토 관계자는 “아마도 당분간은 전황이 정지 상태로 있을 것으로 본다”며 장기전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에서는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을 장악하더라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에 만족하지 않아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돈바스 전투로 전쟁이 확실하게 끝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며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돈바스를 넘어서는 목표를 성취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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