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끝내 마리우폴 장악…최후 저항군 모두 투항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5.2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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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軍, 저항군에 “목숨 사수하라” 명령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17일(현지 시각) 부상한 전우를 들것에 실은 채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아조프스탈) 제철소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러시아국방부 제공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17일(현지 시각) 부상한 전우를 들것에 실은 채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아조프스탈) 제철소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러시아국방부 제공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최후 항전지’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항전을 이어오던 우크라이나군이 모두 투항하며 도시 전체가 러시아의 손에 완전히 넘어갔다.

이고리 코나셴코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20일(현지 시각) “마지막 531명이 투항함으로써 지난 16일 이후 (아조우스탈) 공장에 봉쇄돼 있다 항복한 아조프(아조우)와 우크라이나군 소속 나치는 모두 2439명에 이른다”며 “저항 무장세력이 숨어 있던 공장 지하 시설은 완전히 러시아군의 통제 하에 들어왔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은 아조우스탈 저항군 장병들을 ‘나치 세력’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비무장한 아조우스탈 군 장병이 지하터널 밖으로 나와 러시아군에게 신원을 밝히고 몸수색을 받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도 공개했다. 동영상의 진위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터널을 나온 아조우스탈 부상 장병들은 러시아군 버스와 앰뷸런스를 타고 의료시설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아조우연대 지휘관은 ‘특별 장갑차’로 호송됐는데, 코나셴코 대변인은 “분노한 마리우폴 주민에게서 그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며 특별 호송 이유를 설명했다.

아조우스탈에서 버티던 저항군의 투항은 우크라이나군의 명령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군 지휘부는 장병들에게 아조우스탈에서 나와 목숨을 사수하라고 분명히 명령했다”며 아조우스탈 장병의 투항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아조우스탈 지하터널에서 잔류 병력을 이끌었던 데이스 프로코펜코 아조우연대 사령관도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도시 방어를 중단하고 병사들의 목숨을 보전하라는 상급 사령부의 명령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남아있던 마리우폴 최후 저항세력이 러시아군에 투항하며 마리우폴은 러시아의 손에 완전히 넘어갔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가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와 친러 반군 통제지역인 동부 돈바스 지역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 러시아군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초기부터 이곳을 장악하기 위해 집중적인 공세를 벌여 왔다.

아조우연대 등 국가수비대, 해병대, 경찰 등으로 구성된 최후의 방어군은 유럽 최대 규모 제철소인 아조우스탈을 거점 삼아 식량·식수 보급이 끊긴 상황에서 80여 일간 저항했으나, 우크라이나군은 인명 피해만 확대될 것을 우려해 사흘 전인 17일 아조우스탈의 임무 종료를 선언했다. 이에 중상자를 시작으로 하루 수백 명 규모의 투항이 시작됐고, 이날 마지막 531명이 투항하면서 투항자는 총 2439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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