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하면 사살”…中 위구르족 탄압 새 증거에 “제노사이드” 비판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5.2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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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내부자료 입수…강제구금에 ‘탈출 시 사살’ 지침
美 “정부 최고위층이 탄압 승인했다는 증거”
중국 내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탄압을 보여주는 새 증거가 24일(현지 시각) BBC를 통해 보도됐다. 사진은 신장위구르자치구 수용소 전경 ⓒAP연합
중국 내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탄압을 보여주는 새 증거가 23일(현지 시각) BBC를 통해 보도됐다. 사진은 신장위구르자치구 수용소 전경 ⓒAP연합

중국 정부가 신장 지역에서 위구르족에 대한 가혹한 인권탄압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에 대한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 서방 국가들은 일제히 ‘제노사이드’(종족말살)라며 강하게 나섰다.

24일(현지 시각) 미국 정부는 위구르족 학대와 관련된 정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에 대해 중국 정부를 비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위구르족 집단수용소에 대한 끔찍한 보도에 질겁했다”며 “억압과 구금, 종족을 말살하려는 체계적인 노력과 반인륜적 범죄가 중국 정부 최고위층의 승인 없이 이뤄졌다고 상상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독일은 중국의 위구르족 학대 혐의에 대한 투명한 조사를 요구했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통화에서 “신장 지역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인권 침해에 대한 새로운 증거”라고 지적하면서 투명한 조사를 요구했다고 독일 외무부가 전했다.

영국은 중국에게 소수민족에 대한 박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관련 보도내용이 매우 충격적”이라며 “영국은 국제 파트너들과 함께 중국이 위구르족 및 기타 소수 민족에 대한 끔찍한 박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에 책임을 물을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 BBC방송은 전날 중국 신장웨이우얼자치구 경찰에서 해킹으로 유출된 자료를 대거 입수했다고 밝혔다. BBC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강제수용소에 위구르족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강제구금하고 탄압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용소는 중범죄자 감옥과 같은 구조였으며, 탈출을 시도하는 수감자는 무장 경찰이 사살한다는 지침까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1~7월 작성된 이 자료에서는 수감자 최소 2884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주요시설 사진 수천 장과 수용소 관리를 위한 경찰 지침 등이 포함됐다.

중국 정부는 해당 보도를 ‘유언비어’라며 전면 부정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반중 세력이 신장자치구 이미지를 더럽히는 최신 사례”라며 “관련 주장은 유언비어이며, 이는 세계인들의 눈을 가릴 수 없고 신장의 안정, 번영 발전의 진실을 감출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해당 보도는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중국을 방문한 기간에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바첼레트 대표는 지난 23일 중국에 도착해 신장위구르 자치구 방문을 포함한 엿새간의 일정을 시작했는데,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신장을 찾는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국제사회는 바첼레트 대표의 방문이 기자단 수행 없이 폐쇄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들어, 이번 방문이 중국 정부의 선전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서방 국가들과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신장 지역에서 위구르족과 무슬림 소수 민족을 탄압하고 있다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당국이 위구르족 100만 명 이상을 강제수용소에 감금하고 강제 노동을 시켰다는 폭로가 이어졌으나, 중국 정부는 무슬림이 다수인 지역에서 종교적 극단주의에 맞서기 위해 ‘직업 훈련소’를 운영하는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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