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조기 출근’으로 NSC 속행…“北 도발, 새 정부 안보 태세 시험 의도”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qusansdn@gmail.com)
  • 승인 2022.05.25 17:0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北 도발 3분 만에 尹대통령 보고…韓·美, 미사일 발사 등 즉각 대응
대통령실 “北, 7차 핵실험도 임박…핵 기폭장치 작동 시험 탐지”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국가안보회의(NSC)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국가안보회의(NSC)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25일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한 북한의 의도에 대해 "새 정부의 안보 태세 시험과 함께 한·미에 동시에 전략적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 동향과 관련해선 "풍계리 핵실험장과 다른 장소에서 핵 기폭장치 작동 시험을 하고 있는 것이 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용산 청사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 자격으로 브리핑을 진행해, 이번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핵을 투발할 수 있는 성능을 개량하고자 하는 의미가 내포됐다고 봤다"고 전했다.

또 김 차장은 "임박한 대한민국의 국내 정치 일정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해봤다"며 "새 정부의 안보 태세를 시험해보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라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국 영공에 진입하는 시점과 비슷하게 도발을 시작한 것도 한미에 함께 던지는 전략적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김 차장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부터 42분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차례로 시험 발사했다고 안보실은 분석했다. 안보실은 두 차례 발사 중 첫 번째 발사한 것을 신형 ICBM인 '화성-17형'으로 판단해, 두 번째 발사가 있기 전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NSC 소집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안보실의 권영호 위기관리센터장이 미사일 발사 3분 만인 오전 6시3분 윤 대통령에게 전화 보고했고, 약 10분 후 김성한 안보실장도 윤 대통령에게 전화로 조기 출근을 권유했다. 이후 조기 출근한 윤 대통령의 주재로 오전 7시 35분경 NSC가 시작됐다.

앞서 안보실은 전날인 24일부터 북한의 ICBM 시험 발사가 임박했다고 간주해, 관계 부처 장관에게 "저녁 회식을 하더라도 알코올이 들어가는 음식은 자제하라"며 대기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2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가운데 강릉의 한 군부대에서 지대지 미사일로 실사격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가운데 강릉의 한 군부대에서 지대지 미사일로 실사격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북한의 도발 직후, 한·미 양국은 곧바로 연합 대응에 나섰다. 우리 군은 이날 오전 중 강원 강릉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현무2 지대지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미군도 에이태킴스 지대지 미사일을 발사했다. 또 양국은 외교적으로도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김성한 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각각 통화 상으로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김 차장은 윤석열 정부의 북한 군사 행동 대응 원칙에 대해 "첫째 발사체가 미사일인지 방사포인지 탄도미사일인지 ICBM인지 정확히 기술할 것"이라며 "둘째 군사 조치에 반드시 상응하는 후속 조치가 따를 것이고, 이런 행동을 한미 군사 협조 태세를 통해 함께 실천하고 유엔을 포함한 국제 사회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상황을 관리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김 차장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 동향에 대해 "풍계리 핵실험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하루 이틀 내에 핵실험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지만, 그 이후 시점에선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풍계리 핵실험장과 다른 장소에서 핵 기폭 장치 작동 시험을 하고 있는 것이 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핵실험 시점 전망과 관련해 "아마 북한 지도자도 스스로 결정을 안 했을 것"이라며 "북한 당국 나름대로 원하는 규모와 성능을 평가하는 핵실험을 위해 마지막 준비 단계가 임박한 시점"이라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