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빚투’ 어쩌나…기준금리 인상, 끝 아니다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5.2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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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75%…15년 만에 두 달 연속 인상
대출이자 최소 17조원↑…연내 추가 인상 유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기존 1.50%였던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두 달 연속 인상된 건 약 15년 만이다. ⓒ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기존 1.50%였던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두 달 연속 인상된 건 약 15년 만이다. ⓒ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잡기 위해 한 달 만에 기준금리를 다시 끌어올렸다. 지난해 8월 이후 1.25%포인트 상승한 기준금리는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이 큰 상황이어서 대출 이자 부담 등 파급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6일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50%인 기준금리를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가 9개월 만에 0.5%에서 1.75%로 뛰면서 대출자들도 비상이 걸렸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올라도 이자부담은 17조원 가량 불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최소 두 차례 더 진행될 가능성이 커 다중 채무자나 자영업자, 주식이나 부동산 관련 '영끌'(영혼까지 끌어오음)족과 '빚투'(빚으로 투자)족 부담이 상당히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총 1752조7000억원 수준이다. 같은 달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전체 잔액의 77%가 변동금리 대출로 조사됐다.

은행 외 금융기관 변동금리 비중도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와 마찬가지로 0.25%포인트 오를 경우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3조3739억원(1752조7000억원×77%×0.25%)이나 불어나게 된다.

지난해 8월 금통위가 사상 최저 수준(0.5%)까지 낮아진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처음 0.25%포인트 올렸고, 같은 해 11월과 올해 1월, 4월에 이어 이날 다시 0.25%포인트씩 인상한 만큼 약 9개월간 늘어난 이자만 16조8695억원 가량(3조3739억원×5)으로 추산된다.

앞서 한은은 작년 9월 기준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각 0.25%포인트, 0.5%포인트 인상될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2020년 말과 비교해 각각 3조2000억원, 6조4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대출자 1명당 연이자 부담도 289만6000원에서 각각 305만8000원, 321만9000원으로 커진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추산하면 지난 9개월간 1.25%포인트 인상에 따른 1인당 이자 부담 증가액은 80만5000원 규모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앞으로 완화적 금융 여건이 정상화되는 과정(금리인상 포함)에서 대내외 여건까지 악화할 경우, 취약차주의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그동안 대출을 크게 늘린 청년층과 자영업자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신용 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더 큰 문제는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금통위도 이미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고, 시장은 연내 0.25%포인트씩 최소 두 차례 추가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6%대를 넘어선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조만간 약 13년 만에 7%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 6일 기준 연 4.020∼6.590% 수준이다. 작년 말(3.600∼4.978%)과 비교해 올 들어 5개월 사이 상단이 1.612%포인트나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2.259%에서 3.618%로 1.359%포인트 치솟았기 때문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현재 3.768∼4.940%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지난해 12월 말(3.500∼4.720%)과 비교해 하단이 0.268%포인트, 상단이 0.220%포인트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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