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 피부 통증이 생기는 의외의 이유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07.05 07:30
  • 호수 170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대 자극으로 오는 지각이상성 대퇴신경통 주의보
옷 헐렁하게 입어야 

비만인 34세 남성이 건강한 체중 조절을 위해 의원을 방문했다. 키 174cm에 88kg이었고,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지방간과 고지혈증을 진단받았다고 했다. 특별히 불편한 증상이 없냐는 의사의 질문에 수개월 전부터 오른쪽 허벅지 앞쪽과 옆쪽 피부 일부분이 따끔거리고 저릿저릿했지만, 걷고 활동하는 데는 지장이 없어 그냥 지내고 있다고 했다. 진찰과 검사 후 이 환자의 허벅지 피부 통증은 지각이상성 대퇴신경통 때문인 것으로 진단되었다.

지각이상성 대퇴신경통은 허벅지 앞쪽과 옆쪽의 감각을 담당하는 외측대퇴피신경이 서혜인대를 통과하거나 밑으로 지나면서 서혜인대에 의해 압박되거나 반복적으로 자극을 받아 생기는 질환이다. 이 신경이 눌리면서 허벅지 앞쪽과 옆쪽에 이상감각이 생기는데 바늘로 찌르는 듯한, 저리는 듯한, 타는 듯한, 가려운 듯한 이상감각이 생길 수 있으며, 이와 반대로 감각이 저하되는 경우도 있다. 이 증상은 좌나 우 한쪽에만 나타나고, 허벅지 부위의 통증이 무릎 부위까지 퍼져 나갈 수 있다. 이 통증은 허벅지 피부를 건드리기만 해도 심해질 수 있고, 장시간 걷거나 서있을 경우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지각이상성 대퇴신경통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지만 비만하거나 당뇨병이 있거나 임신한 경우, 최근 수술을 받았거나 교통사고를 당한 경우 흔히 발생한다. 몸에 꽉 끼는 옷, 거들, 스타킹을 착용하거나 연장, 핸드폰, 무기 등이 매달린 무거운 허리 벨트를 매는 경우에도 유발될 수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시사저널 이종현

건강한 체중 유지하는 게 바람직

지각이상성 대퇴신경통은 문진과 진찰만으로도 대부분 진단 가능하지만, 다른 질환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X선검사, CT(컴퓨터단층촬영)검사, 초음파검사, 신경전도 검사 등을 실시하는 경우도 있다. 갑상선기능 검사, 빈혈 검사, 혈당 검사, 납 검사 등 혈액검사를 할 수도 있다.

지각이상성 대퇴신경통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 요인이나 질환의 관리다. 비만할 경우 체중을 줄이고, 옷을 약간 헐렁하게 입으며, 무거운 허리 벨트 착용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증 관리를 위해 소염진통제, 항우울제, 항전간제 등을 처방받을 수 있으며, 통증이 심할 경우 스테로이드 국소 주사나 통증 주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지각이상성 대퇴신경통은 증상에 대한 치료만으로도 대부분 좋아지며, 심지어 아무런 치료 없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드물게 통증이 심하고 증상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에는 외측대퇴피신경의 눌린 부분을 풀어주는 수술이나 외측대퇴피신경 차단술이 필요할 수 있다. 이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고, 옷을 헐렁하게 입으며, 거들이나 무거운 연장 벨트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