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사망 원인, 만성폐쇄성폐질환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07.11 11:00
  • 호수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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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원인은 간접흡연 포함한 흡연
만성 기침과 가래 잦으면 의심하고 병원 찾아야 

68세 남자 환자가 3개월 전부터 걸을 때마다 호흡 곤란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기침과 가래가 잦아졌다. 과거 특별한 질환은 없었지만 40년 동안 매일 담배 1갑씩을 피워왔다. 1년 전부터 등산할 때 숨이 많이 차서 등산을 중단했는데, 3개월 전부터는 평소에도 걸을 때마다 숨이 가빠 병원을 방문했다. 진찰과 검사 결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진단받았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320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3번째로 중요한 사망 원인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 40세 이상의 만성폐쇄성폐질환 유병률은 2019년 기준으로 11.8%이며, 여성(5.9%)보다 남성(16.3%)에게서 더욱 흔히 발생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유병률은 고혈압, 당뇨병 및 고콜레스테롤혈증에 비해 낮지만, 만성폐쇄성폐질환 유병자 중 의사로부터 진단받은 경우는 2.5%에 불과해 고혈압 71.4%, 당뇨병 65.2%, 고콜레스테롤혈증 61.7%에 비해 매우 낮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해로운 입자나 가스 흡입, 특히 담배로 인해 기도와 폐에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이 만성적으로 진행돼 서서히 폐로 공급되는 공기 흐름이 제한되는 호흡기질환이다. 

폐 손상이 심해지기 전까지는 만성폐쇄성폐질환 증상이 없는 경우가 흔하며, 증상은 서서히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숨이 차는 증상은 신체활동을 할 때 더 심해지며, 가슴 답답함도 느낄 수 있다. 기침과 가래가 자주 나오고, 숨을 쉴 때 ‘쌕쌕’ 소리가 날 수도 있다. 호흡기 감염이 잦으며, 항상 기운이 없고 이유 없이 체중이 빠지기도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 대국민 캠페인(2017년)에 참가한 시민이 폐기능 검사를 받고 있다.ⓒ 뉴시스
만성폐쇄성폐질환 대국민 캠페인(2017년)에 참가한 시민이 폐기능 검사를 받고 있다.ⓒ뉴시스

화학물질 노출과 실내공기 오염도 원인

만성폐쇄성폐질환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간접흡연을 포함한 흡연이다. 직업적인 분진, 연기, 화학물질 노출 그리고 나무와 석탄 등으로 취사나 난방을 할 때 발생하는 실내공기 오염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어릴 때 천식이나 심한 호흡기질환을 앓은 병력이 있거나 미숙아로 태어난 경우에도 만성폐쇄성폐질환의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흡연력이 있으면서 운동할 때 호흡곤란이 지속되고, 만성 기침과 가래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병원에서는 진찰 소견, 흉부 방사선 촬영 그리고 폐기능 검사를 통해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진단하게 된다.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 등 유발요인을 회피하는 것이다. 증상의 정도에 따라 기관지 확장제와 흡입형 스테로이드를 사용할 수 있고, 호흡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호흡기 재활운동을 하며, 필요하면 산소치료를 할 수 있다. 말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숨이 차거나, 입술이나 손톱이 파랗게 변하거나, 의식이 흐려지거나, 심박수가 매우 빠르다면 바로 진료받아야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절대 금연을 하고, 간접흡연도 피해야 한다. 직장에서 분진, 연기,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피치 못할 땐 방진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그리고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과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통해 질병 악화를 막는 것이 권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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