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재난은 달랐다?”…尹대통령, 안심해도 될까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09.0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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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 대응⟶철야 지시로…재난 앞에 달라진 尹대통령
관건은 ‘피해 수습’…추석 밥상 앞두고 ‘비상등’ 켠 與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기자실을 직접 방문해 남긴 말이다. 남부 지방을 할퀸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벗어났지만, 추가 피해를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번 태풍은 윤 대통령으로선 취임 이후 두 번째로 겪는 재난이다. 첫 재난은 지난 8월 초 수도권과 중부지방을 휩쓸고 간 집중 호우였다. 당시엔 윤 대통령이 자택에서 지시를 내리면서 ‘부실 대응’이란 오명을 썼으나, 이번엔 바지까지 바꿔입어가며 철야 대응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의 자치단체장 및 재난 관련 부처의 기관장과 전화 통화를 하며 대응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의 자치단체장 및 재난 관련 부처의 기관장과 전화 통화를 하며 대응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밤새고 회의 직접 주재…달라진 尹대통령의 재난 대응법

윤 대통령은 이번 힌남노 대응에 명실상부한 ‘컨트롤타워’였다. 윤 대통령은 힌남노가 제주도를 향해 북상하던 전날 오전부터 청사로 출근해 이날까지 철야 대응에 나섰다. 태풍 진행상황을 수시로 보고받고 긴급 지시를 내리는 등 태풍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쏟았다.

이는 지난달 초 수도권과 중부 지방에 내린 집중 호우 당시 보였던 태도와는 대조적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서울 강남권에 물폭탄이 예상된 시점에도 서초구 아크로폴리스 자택으로 퇴근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이후 폭우 피해 현장 방문에서 “퇴근하는데 이미 침수되더라”고 발언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태도가 달라진 배경은 무엇일까. ‘역대급 태풍’으로 불린 힌남노의 피해가 ‘역대급’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수 진영 텃밭인 경남지역이 힌남노의 직접적 경로에 들었던 데다, 상륙 시기가 추석 연휴 직전이었다. 정부 대응이 재차 도마 위에 올랐다면 추석 밥상머리 민심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기자실을 방문해 태풍 힌남노 상황에 대해 이야기한 뒤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기자실을 방문해 태풍 힌남노 상황에 대해 이야기한 뒤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인명 피해 적지만 재산 피해 속출…“신속 지원 및 피해 복구 필요”

그렇다면 윤 대통령의 이번 힌남노 피해 관련 대응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힌남노는 6일 오전 7시 기준 울산앞바다로 진출했다. 같은 날 4시50분쯤 거제 부근에 상륙한 이후 2시간20여분 만에 한반도를 빠져나갔다. 태풍 반경과 강도가 역대급 규모였던 탓에 남부 지방 곳곳이 물에 잠기고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인명 피해는 현재까지 1명이다. 130명의 사상자를 낸 태풍 매미, 24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루사보다 더 한 피해가 예상됐으나, 지금까지 피해 규모로만 놓고 보면 한 시름 놓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지난달 집중호우는 사실 예측 불허였지만, 이번엔 역대급 태풍으로 위력이 알려졌다. 사전에 대비를 잘하면 피해를 많이 줄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다행히 제일 중요한 게 주민 대피인데, 전날 자치단체와 소방청 등의 노력으로 주민대피가 적시에 이뤄졌고 위험지역에 대한 이동통제도 큰 문제없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심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남부 지방 곳곳에서 대규모 정전과 도로 침수 등 피해가 속출해서다. 재산상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피해 점검 및 복구와 지원 방향에 따라 민심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이에 정부여당은 ‘신속한 지원과 피해 복구’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 차원의 지원책을 적극 마련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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