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프랜차이즈 ‘빅5’ 중 4곳 매물로 나온 까닭은?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9.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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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버거킹·맘스터치·KFC 매각 작업 진행 중
코로나19 사태 수혜로 호실적…향후 전망은 어두워
맥도날드와 버거킹, 맘스터치, KFC 등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빅5 중 4개 업체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연합뉴스
맥도날드와 버거킹, 맘스터치, KFC 등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빅5 중 4개 업체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연합뉴스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빅5 중 4개 업체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각종 악재로 사업 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의 수혜로 호실적을 거둔 지금이 매각 최적기라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와 버거킹, 맘스터치, KFC 등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은 현재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가장 먼저 매물로 나온 업체는 버거킹이다. 홍콩계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해 말부터 버거킹 매각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만기가 다가오는 펀드 수익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결정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버거킹은 아직까지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KG그룹은 올해 초부터 KFC 매각을 진행해왔으며, 최근 중견 PEF 운용사인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PE)와 매각을 논의 중이다. 맘스터치 최대주주인 PEF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오는 10월 예비입찰과 본입찰을 진행, 연내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미국 맥도날드는 최근 투자설명서(IM)를 배포했다. 매각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10월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 맥도날드는 한국맥도날드 매각 이후에는 순매출액의 5%를 로열티로 받는 체제로 전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중 몸값이 가장 높은 업체는 맘스터치다. 경영권을 포함한 매각가가 최대 1조원대로 추정된다. 국내 브랜드여서 다른 업체들과 달리 본사에 로열티를 지급할 필요가 없고, 해외 진출 시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점포 수가 업계 최다(1364개)인 점도 강점이다. 이어 버커킹의 매각가는 7000억원, 맥도날드와 KFC는 각각 5000억원과 1000억원 규모로 평가된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오히려 수혜를 입었다. 배달이나 혼밥족이 늘어나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햄버거 프랜차이즈 최대주주들이 앞다퉈 매각 작업을 벌이는 건 향후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은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수익률이 점차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가성비를 앞세운 노브랜드버거나 쉐이크쉑와 고든램지버거 등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의 등장으로 이미 레드오션인 햄버거 프랜차이즈 시장의 경쟁은 한층 심화하고 있다.

가맹본부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될 조짐을 보인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4월에는 신규 출점 시 지역상생협의체의 동의를 구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지역상권법’이, 지난 7월에는 보다 강화된 규제를 담은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이밖에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주요 가맹사업법 개정안만 20개 이상이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가맹사업 관련 법적 규제는 미국의 2배에 달한다”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임에도 정부는 규제 수위를 갈수록 높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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