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면’ 강덕수 전 STX 회장, 경영 복귀 가능할까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9.0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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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복귀·재창업 ‘글쎄’…재계 조력자 역할 가능성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사진)은 지난 12일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면서 경영 활동이 가능해졌다. ⓒ연합뉴스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사진)은 지난 12일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면서 경영 활동이 가능해졌다. ⓒ연합뉴스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경영 활동 재개가 가능해진 가운데 재계에서는 그가 경영에 복귀할지 여부에 관심을 집중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달 12일 강 전 회장을 특별사면 대상자로 선정했다. 법무부는 강 전 회장이 경영 과정에서의 범행으로 복역했으나 피해 복구나 회사 성장의 공로 등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 당시 노동조합과 폐업한 협력업체 대표, STX 전·현직 임직원들의 탄원서가 줄을 이었다는 점도 강 전 회장이 광복절 특사 대상에 포함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앞서 강 전 회장은 2014년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회삿돈 557억원을 횡령하고 계열사 자금 2840억원을 개인회사에 부당지원한 혐의를 받았다. 강 전 회장은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확정됐다.

광복절 특사로 경영 제한은 풀렸지만 강 전 회장의 복귀는 미지수다. STX그룹의 해체로 돌아갈 ‘친정’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STX그룹 계열사들은 다른 자본에 인수되거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재창업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자금 여력이다. 강 전 회장은 STX그룹과 거래 관계에 있던 인물과 함께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와 전기차를 주문생산하는 사업을 해왔지만, 아직까지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강 전 회장은 계열사와 주주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연이어 패소하면서 수십억원대 배상금을 물어줘야 할 처지다.

강 전 회장은 지난 6일 STX중공업이 채무변제 가능성이 없는 STX건설의 채권을 회수조치나 담보 확보 없이 매입하도록 손실을 끼쳤다며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강 전 회장과 경영진이 STX중공업에 42억7000만원을 나눠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앞서 강 전 회장은 STX조선해양 소액주주들이 분식회계로 인한 손실을 배상하라며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도 패소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21일 소액주주들에게 약 5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하면서 강 전 회장은 함께 피소된 STX조선해양, 삼정회계법인과 함께 배상금을 부담하게 됐다.

재계에서는 강 전 회장이 그동안 축적된 경영 노하우와 중국아니 중동 등에서 다져놓은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조력자’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경남 경제단체들은 강 전 회장의 광복절 특사 발표 이후 복귀 희망 메시지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창원상공회의소는 “지역 경제계 원로로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해 지역기업의 성장과 체질 개선에 기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고, 경남 지역 조선기자재 단체는 “지역 조선 관련 경제인이 사면된 만큼 지역 조선업계에 훈풍이 불 수 있게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했다.

한편, 1950년생인 강 전 회장은 1973년 쌍용양회에 입사해 샐러리맨 생활을 했다. 1990년대 말 쌍용그룹이 외환위기로 해체되는 과정에서 사재 등을 동원해 쌍용중공업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2001년 사명을 STX로 바꾸면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갔다. 그러나 2010년 조선업 불황 등으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몰렸고, STX그룹은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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