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인사는 우향우, 국민의힘은 좌향좌?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9.0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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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전희경 용산行…與, ‘호남 4선’ 박주선 영입 시도
與 일각 “당정 영‧호남 ‘투 트랙 인사’ 시도하는 중”

용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조직 개편에 나선 가운데 당정의 인사 기조가 사뭇 다르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친박근혜’ 및 영남권 인사들을 연이어 불러들이는 모습이다. 반면 여당은 ‘친이명박계 퇴진론’과 맞물려 호남권 인사의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을 시도했다. 여권 일각에선 당정이 영‧호남 인사를 나눠서 배치하는 ‘투 트랙 인사’를 전략적으로 도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희경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연합뉴스
전희경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연합뉴스

‘친박’ 불러들이는 대통령실

최근 대통령실에 친박계 핵심 인사들이 연이어 등용되기 시작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정무2비서관에 장경상 국가경영연구원(MIS) 사무국장을 내정했다. 장 비서관은 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당료 출신이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의 전략기획팀장과 청와대 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을 역임했다.

국회를 오가며 여야정 가교 역할을 하는 정무1비서관에는 전희경 전 의원이 내정됐다. 전 전 의원은 2016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인재 영입 1호로서 비례 9번을 받아 당선됐다. 당선 이후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매진했으며, 탄핵 국면에서는 ‘태극기 집회’에 참여해 박 전 대통령 수호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워낙 거친 발언을 많이 쏟아내 대통령실 막판 검증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결국 ‘윤심’의 문턱을 넘었다.

정무비서관이 교체된 가운데 이진복 정무수석은 유임됐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선 대규모 인사개편과 맞물려 이 정무수석도 조만간 교체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차기 정무수석으로 유력하게 검토되는 인사는 ‘친박’ 김재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다. 김 전 의원은 박근혜 정부 당시 정무수석비서관으로 일한 바 있다.

3월23일 박주선 당시 대통령취임식 준비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3월23일 박주선 당시 대통령취임식 준비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與, ‘호남 4선’ 박주선 영입설 배경에 ‘윤심’?

대통령실이 보수 성향의 인사를 연이어 영입한 가운데 여당 내에서는 다른 기류가 읽힌다. 새 비대위원장으로 박주선 전 의원을 추대한 것이다. 박 전 의원은 호남에서만 4선을 한 중진으로, 중도‧보수성향으로 분류된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서 최고위원, 바른미래당에선 공동대표를 지냈다. 20대 국회 전반기에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결과적으로 박 전 의원이 고사하면서 비대위원장직은 당내 중진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맡게 됐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선 박 전 의원 하마평 배경에 이른바 ‘윤심’이 있다는 후문이 들린다. 정부를 둘러싼 ‘호남 인사 홀대론’을 불식시키면서 당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지도부가 들어서야 한다는 주장이, 대통령실 내에서 제기됐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사정에 능통한 여권 한 핵심관계자는 “최근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 민심을 의식해 (대통령실이) 요직에 영남권 인사를 앉히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호남권 인사도 두루 등용하겠다는 게 기본적인 방향”이라고 했다. 이어 “결국 영‧호남 인사가 ‘투 트랙’으로 전면에 나설 것이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뿐 아니라) 향후 호남 인사가 여권 내에서 핵심적인 임무를 맡게 되는 경우가 더 잦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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