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비대위’ 출범에…與, ‘석석대전’ 발발할까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9.0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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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정진석, 과거 우크라이나行’, 공천개혁 등 두고 대립
가처분 신청 예고에 ‘주호영 비대위’ 전철 밟을 수 있단 우려도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오른쪽)와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오른쪽)와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내 최다선(5선)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추인됐다. 정 부의장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견원지간으로 꼽히는 친윤계 의원이다. 이에 여권 내에선 비대위 존속 및 정당성 등을 놓고 이 전 대표와 정 부의장 간 ‘석석대전’이 발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정 부의장을 모시기로 의총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권 원내대표는 호남 4선 의원 출신으로 국회 부의장을 지낸 박주선 전 의원에게 비대위원장 직을 제안했다. 그러나 박 전 의원이 이날 최종 고사하면서, 정 부의장에게 비대위원장직 수락을 읍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원내대표는 “이번에 새 비대위장 후보를 물색할 당시 제일 처음 떠오른 게 정 부의장이었다”며 “정 부의장이 여러 이유를 대면서 고사해 외부로 방향을 돌렸는데 접촉한 외부 인사께서 우리 당에 대해 잘 모른다, 잘 모르는 당에 와서 비대위장을 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완강하게 고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오늘 다시 정 부의장과 통화하고 세 번이나 방에 찾아가서 설득했다”며 “당 원내대표를 역임했고 의원들 신임을 받아 부의장까지 하는데 당이 가장 어려울 때 좀 도와주셔야 한다, 책임져야 한다고 계속해서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랬더니 4년 동안 끊었던 담배도 피우면서 처음에는 완강하게 거절하다가 조금 전 세번째 찾아갔더니 마지막에 승낙해줬다”고 전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친윤계인 정 부의장이 등판하면, 이 전 대표와 당 간의 갈등이 더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 부의장과 이 전 대표가 당의 혁신 방향, 외교 문제 등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정 부의장은 이 전 대표의 우크라이나행을 두고 “자기 정치”라고 비판했다. 또 이 전 대표가 띄운 ‘공천 개혁’을 골자로 한 혁신위원회를 두고 “이율배반적”이라는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 의원들로부터 받은 ‘육모 방망이와 비슷한 철퇴’ 사진을 올렸다. 자신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지방선거 공천 등을 비판한 정 부의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전 대표가 새로 출범하는 비대위에도 가처분 신청을 할 것이라고 공언한 점 역시 변수다. 사법부 판단에 따라 ‘주호영 비대위’에 이어 ‘정진석 비대위’까지 좌초될 경우, 여권 내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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