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예고한 금융노조, 국민 공감 받을 수 있을까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9.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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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여론 형성…영업 차질 시 한층 악화 가능성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오는 16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제공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오는 16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제공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나선다. 2016년 9월 이후 6년여 만이다. 금융노조의 파업이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오는 16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파업에 앞서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은행 영업 중단 안내를 하고 있다.

앞서 금융노조는 △주 36시간 근무(4.5일제 실시) △올해 임금 6.1% 인상 △점포 폐쇄 중단 △공공기관 혁신안 폐기 △산업은행 지방 이전 반대 △일반 정규직과 저임금직군의 임금격차 해소 △정년연장・임금피크제 개선 등 34개 개정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금융노조는 1.4%의 임금인상률을 제시한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러자 노조는 지난달 19일 조합원 9만777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93.4%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번 투표 결과는 팬데믹 기간 동안 2%초반의 낮은 임금인상률을 감내한 금융노동자들에게 올해 6%가 넘는 물가상승률에도 불구하고 1%대 임금인상률을 고집해 ‘실질임금을 삭감’하겠다는 ‘금융사용자’들에 대한 분노가 표출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총파업 전 노사 간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금융노조는 지난해에도 총파업을 가결했으나, 노사가 임금인상률을 높이기로 뜻을 모으면서 실제 파업에 나서지 않았다.

만일 협상이 끝내 결렬돼 금융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낼지는 미지수다. ‘평균 연봉 1억원’인 은행원들의 파업에 대한 세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여기에 최근 연이은 횡령 사고와 이상 외환거래 등으로 여론은 악화한 상태다.

금융소비자들이 파업으로 피해를 보게 될 경우 금융노조에 대한 여론은 한층 싸늘해질 수 있다. 금융노조는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노조원 약 10만 명이 소속돼 있는 만큼 파업 시 영업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그러잖아도 은행 영업시간은 기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영업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9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로 단축된 상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금까지도 줄어든 영업시간은 유지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금융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실제 혼란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은행 업무의 70% 이상이 비대면으로도 진행되고 있는 데다, 실제 파업률이 낮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2016년 95.7%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지만, 실제 파업 참가 인원은 약 15% 수준이었다. 특히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파업 참가율은 2.8%에 불과했다. 특히 이번 파업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인 만큼 노조원들의 파업률이 저조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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