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물러난 사이…주호영 ‘몸값’ 높아진 이유는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9.1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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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비대위원장 거친 ‘경력직’…‘윤핵관’과 다른 ‘온건 리더십’으로 주목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7월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지난7월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의 주가가 연일 상승하는 분위기다. 1차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데 이어 유력한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까지 거론되면서다. 실제 당의 초·재선 친윤(친윤석열계) 그룹뿐 아니라 비윤(비윤석열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주호영 추대론’이 부상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거칠고 직선적이었던 ‘윤핵관 리더십’의 반작용으로, 보다 온건한 ‘주호영 리더십’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오전 첫 회의에서 원내대표 및 당 국회 운영위원장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선관위원장을 맡고, 양금희·박형수·한무경·박대수·윤두현·전봉민 등 원내부대표 6명이 선관위원으로 참여한다. 원내대표 선거는 당규에 따라 오는 16일 공고 절차를 거쳐 19일 의원총회에서 치러진다.

원내대표 선거에는 4선의 김학용 의원, 3선의 김태호·윤재옥·박대출·조해진·이종배 의원, 재선의 이용호 의원 등이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직전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주호영 의원을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초·재선 친윤 그룹뿐 아니라 비대위 내에서도 ‘주호영 추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선출방식과 관련해 “비대위원장 입장에서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 일절 관여할 수 없는 입장인 건 다 아실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과거 이완구 전 총리가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된 사례가 한 번 있긴 하고 국회 부의장 같은 경우는 제가 합의 추대된 케이스”라며 추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당초 당내 주 의원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지난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지만 이준석 전 대표, 나경원 전 의원에게 밀리며 고배를 마셨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실세’는 아니었다. 그런 주 의원이 최근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내 의원들의 공통된 분석은 ‘주호영 체제’를 선택하는 게 가장 ‘쉽고 빠른 선택지’라는 것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내우외환에 직면했다. 떨어진 대통령 지지율을 고민하면서, 거대 야당에 맞서야 한다. 동시에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 이에 21대 국회 전반기 때 원내대표를 지낸 ‘경력직’ 주 의원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원내대표직에 대한 이해, 당의 현안, 민주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주 의원의 경쟁력이 다른 후보군에 비해 높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원조 윤핵관’ 권성동‧장제원 의원과 상반된 주 의원의 ‘스타일’도 각광받고 있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거칠고 직선적인 언변으로 자주 여론의 입방아에 올랐다. 이에 당내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선 ‘제2 권성동’으로는 현 난관을 극복할 수 없다는 우려와 주장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정진석 비대위’는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 탓에 풍전등화 신세다. 계파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원내대표 경선을 치르는 대신, 이미 검증된 주 의원의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지금은 거친 공격수가 아닌 안정적인 수비수가 필요할 때”라며 “그런 면에서 주 의원의 경륜을 활용하는 게 가장 ‘리스크’ 적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당이 경선을 치른다면 어쩔 수 없이 후보들 간의 비방전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자칫 경쟁이 과열돼 또 한 번 당이 분열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 의원은 원내대표 추대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원내‧외 인사들을 만나며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주 의원이 원내대표가 아닌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후보등록이 시작되기 전인 오는 16일까지 의견 수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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