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안철수·유승민 싸움 격해질수록 고개 드는 제3 인물들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10.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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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개막한 당권경쟁에 ‘외부인사’ 차출설도…“尹대통령 당 장악력이 관건”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이 예상보다 빠르게 시작됐다. 전당대회 일정도 가시화하지 않았는데, 당권 주자 하마평에 오른 인물들은 이미 몸 풀기를 시작했다. 당내에선 ‘유력한’ 당권 주자 찾기에 혈안이 된 분위기다.

당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들은 김기현‧안철수 의원 등 당내 인사들,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윤(비윤석열)계 인사들이다. 이들은 서로 거침없는 신경전을 주고받으며 몸값을 키우는 중이다. 동시에 시선은 당 밖으로도 쏠린다. 여권 일각에선 ‘외부인사 차출설’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기현·안철수 의원과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 ⓒ 시사저널
왼쪽부터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기현·안철수 의원과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 ⓒ 시사저널

예열 없이 막 오른 당권 경쟁…스포트라이트는 ‘비윤’에
 
12일 국민의힘 분위기를 종합하면 조기 당권 경쟁이 시작됐다는 데 이견이 없다. 차기 당권주자 하마평에 오른 인물들 간 신경전도 격화하고 있다. 김기현·나경원·안철수·유승민·조경태(가나다 순) 등 전·현직 의원들은 저마다 SNS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한 ‘설전’에 가세한 상태다. 이들은 모두 일찍이 직·간접적으로 당권 도전에 대한 의사를 밝혔다.

차기 당권주자 간 대결 구도는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해관계에 따라 비판의 타깃이 물리고 물려있다는 평가다. 김기현 의원의 경우 친윤계 대표로 분류되지만, 대중적 존재감은 약한 편이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은 안철수 의원을 집중 공격 대상으로 삼은 분위기다. 대권주자로서 인지도를 갖춘 안 의원을 겨냥해 자신의 존재감을 키우려는 전략 아니냐는 것이다.

반대로 안 의원은 비윤계 의원들을 소환했다. 비윤계로서 분류되는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의 당권 출마를 유도했다. 중도를 표방하는 안 의원으로선 친윤계 후보와의 양자대결보다는 비윤계 후보를 포함한 다자대결을 선호하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다자대결로 당권 구도가 굳어진다면 안 의원의 높은 대중적 인지도는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비윤계 후보들은 노선을 가리지 않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까지 정면 조준하며 연일 선명성을 드러내고 있다. 정 위원장의 SNS발언을 문제 삼으며 사과를 요구하는가 하면, 윤 대통령의 징계까지 촉구하는 식이다. 이준석 전 대표의 당원권 정지로 구심점을 잃은 친이준석계 세력을 규합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의 막이 오른 가운데, 친윤계 후보로 권성동 통일부 장관(왼쪽부터)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주호영 원내대표, 권성동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 시사저널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의 막이 오른 가운데, 친윤계 후보로 권영세 통일부 장관(왼쪽부터)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주호영 원내대표, 권성동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 시사저널

‘尹心’ 영향력은…들썩이는 친윤계

여론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비윤계에 쏠려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비윤계 후보인 유 전 의원이 차기 당권 주자 선두권에 포진하면서다. 이 때문에 친윤계 일각에선 아직 본격적으로 몸 풀기에 나서지 않은 인물들도 소환하려는 태세다. 대표적으로 권성동 의원과 주호영 원내대표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고, 정 위원장 재신임 시나리오도 언급된다.

동시에 윤석열 정부 인사 차출설도 떠올랐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그 주인공이다. 과열되는 당권 경쟁을 수습하려면 당 안팎에서 두루 존재감을 보이는 인물을 추대하는 식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에서다. 전당대회 시점이 내년 1~2월께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만큼, 두 장관이 내각에서 나온 뒤 당 대표직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결국 당 대표 후보군을 결정할 주요 변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차기 전당대회 때까지 현재의 30%선을 유지할 경우 친윤계 인사들이, 그렇지 못할 경우 비윤계가 선전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 국민의힘 수도권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들의 공천이 걸린 자리이기 때문에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당심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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