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그러들지 않는 이재명 사법리스크, 다시 언급된 ‘분당’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12.0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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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이재명은 고양이 탈 쓴 호랑이”…분당 가능성 재차 전망
고조되는 사법리스크에 野 ‘단일대오’ 균열 시그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의료 및 심리지원을 위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의료 및 심리지원을 위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 금기어와도 같은 ‘분당(分黨)’이 재차 언급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의 심화로 비명(비이재명)계 사이 불만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전날(11월30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나와 이 대표를 “고양이의 탈을 쓴 호랑이”에 빗대며 민주당의 분당 가능성을 점쳤다. 박 전 장관은 ‘이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분당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것과 유사하게 돼 굉장히 가슴이 아프다”고 답했다.

박 전 장관은 민주당에서 이 대표 엄호 태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현재 민주당 상황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이지 않나. 예상됐던 부분은 하나의 축으로 그냥 두고 경제위기와 관련해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 당 차원에서 이 대표 사법리스크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인식이다.

민주당 인사들 사이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인한 분당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던 지난 6월 말 ‘이 대표가 출마할 경우 분당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다수 나왔다. 박 전 장관은 그 중 한 사람이다. 이밖에 김민석 의원도 “이대로 가다가는 당이 분열하거나 쪼개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 내에서 금기어로 통하는 ‘분당’이 다시 언급된 데에는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갈수록 심화되는 데 위기감을 느낀 결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가 검찰 기소될 경우 비명계를 중심으로 집단행동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김종민‧이원욱 의원 등 비명계 의원들은 지난 29일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를 열어 사당화 문제를 지적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항한 당 차원의 ‘단일대오’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로 문제제기를 했다. 이 자리에선 “연말을 앞두고 큰 판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이 온다. 결단할 때가 온다는 느낌(김영배 의원)”이란 말도 나왔다.

친문(친문재인)계가 주축인 당내 모임 ‘민주주의 4.0’도 지난달 심포지엄 및 총회를 열었고, 이낙연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도 활동을 재개했다. 이들은 ‘집단행동’이란 해석에 선을 긋고 있지만,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용퇴론’도 끊임없이 나오는 실정이라 움직임 하나하나에 스포트라이트가 쏠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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