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푸는 유승민에 견제구 날리는 ‘윤핵관’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12.1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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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윤핵관’ 겨냥해 “충성 경쟁 유치해”
권성동 “피해망상” 장제원 “애정 없는 비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애정 없는 비난이 당내 갈등을 유발한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자의식 과잉과 피해망상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민주당 지지층이 특정 후보를 많이 지지한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한 당내 비판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유 전 의원이 ‘민심’을 이유로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하자, 당내 ‘친윤석열계(친윤) 그룹’이 ‘당심’을 앞세워 유 전 의원을 비판하는 양상이다. 전당대회 룰(rule·규칙)과 시점을 두고도 유 전 의원과 친윤 당권 주자들 간 공방전이 일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4월22일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초선인 김은혜 전 의원에게 패하자 SNS를 통해 정계 은퇴를 암시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겨냥한 ‘낙선 운동’ 배후로 윤 대통령과 측근들을 저격했다. 유 전 의원은 이후 공개 활동을 삼갔다.

그랬던 유 전 의원이 다시금 몸을 풀기 시작했다. 여당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다. 유 전 의원은 친윤 당권 주자들을 겨냥해 “한심하다”는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유 전 의원은 12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왜 국민의힘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은 지금 바로 그분, 그 사람에게 충성하지 못해서 이 난리냐”며 “지금 국민의힘을 보면 한심한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공화국에서 ‘충신이다, 윤핵관이다’ 이런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유치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에서 정치하시는 분들이 왜 우리가 정치를 하는지 헌법이나 제대로 좀 읽어보고 하셨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또한 유 전 의원은 당내 친윤계가 경선 률에서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바꾸려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비정상적으로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윤핵관 세력들이 마음대로 그렇게 저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룰을 바꾼다? 축구 한참 하다가 골대 옮기는 꼴”이라며 “정말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이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지지가 다른 당 지지자의 ‘역선택’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국민의힘에서 진짜 변화와 혁신을 하고 중도층의 지지를 받는 유승민이 당 대표가 되는 게 ‘민주당이 제일 싫다, 어려워진다’ 이러면 저에게 대한 지지를 역선택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 말 자체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유 전 의원의 공격을 받은 친윤계는 ‘발끈’하는 모습이다. 유 전 의원이 ‘민심’을 발판삼아 당권을 노리고 있지만, 정작 ‘당심’과 ‘민심’ 모두 유 전 의원에게 불리하다는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으면서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유 전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가 역선택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을 언급하며 “민주당을 지지하는 층이 어떤 특정 후보를 많이 지지한다는 게 객관적 데이터로 나오고 있는데 막연하게 추상적인 ‘공상의 세계’로 설명하는 것은 실제에 부합하지 않을 것”고 반박했다.

이에 사회자가 ‘유 전 의원을 주장을 추상과 공상의 세계라고 보느냐’고 묻자 그는 “실제 데이터를 통해 다 증명이 되고 있지 않느냐. 구태여 말씀드릴 것도 없이 한글을 읽을 줄 알면 무슨 말인지 안다”고 답했다.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권성동 의원은 유 전 의원을 겨냥해 원색적인 비판을 가했다. 권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유 전 의원을 향해 “자의식 과잉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이 결합하면 피해망상이 된다”며 “대통령 측이 수단, 방법을 다 동원해 자신을 낙선시켰다는 유 전 의원의 인식이 바로 그것”이라고 직격했다.

권 의원은 경기지사 경선 당시를 거론하며 “정작 본인이야말로 윤심(尹心) 마케팅 등 수단, 방법 다 쓰고도 경선에서 패배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윤심은 민심’이라고 말했던 당사자가 유 전 의원 아닌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 자리에서 대통령으로부터 응원 전화를 받았다며 ‘윤심 마케팅’을 하지 않았나”라며 유 전 의원의 과거 발언들을 소환했다.

권 의원은 또 전당대회 룰이 당심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변경될 가능성에 대한 유 전 의원의 비판에 대해서도 “(유 전 의원은) 자신이 경선 룰에 따라 당락이 뒤바뀔 수 있다고 믿나 보다”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지난 경기지사 경선에서 5:5 룰로, 심지어 현역 의원 페널티까지 받은 김은혜 후보에게 패배했다”며 “이것은 유 전 의원의 자의식 과잉과 별개인, 엄연한 사실”이라고 했다.

장제원 의원은 유 전 의원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삼가는 모습이다. 그러나 장 의원은 지난달 14일 주호영 원내대표와의 갈등설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유 전 의원의 이름을 언급하며 간접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당시 장 의원은 “유승민 전 대표의 애정 없는 비난이 당내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지, 제가 주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언급한 것이 어떻게 갈등 야기냐”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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