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함 호소하는 노웅래…체포동의안 둘러싼 민주당의 딜레마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12.1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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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웅래 “돈뭉치는 검찰 작품…희생양 안 되게 도와달라”
체포동의안 가결이냐 부결이냐…‘방탄정당’ 이미지 우려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민주당이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노 의원은 연일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당 차원에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킬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맞물려 ‘방탄 정당’ 이미지를 덧씌울 수 있다는 우려다.

노웅래 의원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돈을 받지 않았다”며 “검찰의 부당한 수사의 억울한 희생양이 되지 않게 도와달라”고 밝혔다. 노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정치 검찰은 민주당을 파괴할 목적으로 제게 개인 비리‧부패정치인 프레임을 씌웠다”며 “민주당이 똘똘 뭉쳐 결연히 맞서야 한다”고도 했다.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의 국회 본회의 보고를 앞두고 당 차원의 대응을 주문한 대목이다.

노 의원은 “집에서 발견된 현금은 선친이 돌아가셨을 때 약 8000만원, 장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약 1억2000만원, 두 차례에 걸친 출판기념회 축하금 등으로 구성된 돈”이라며 “이 중 일부는 봉투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는데도 검찰이 수십 개 봉투에서 돈을 꺼내 돈뭉치로 만들어 저를 부패 정치인으로 만들었다. 이는 여론몰이이며 여론 재판”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노 의원은 전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친전을 보내 “저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저를 버리지 말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직접 결백을 호소하면서 자당 의원들에 연대 호소에 나선 모습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노웅래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은 검찰의 부당한 정치탄압”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실존하는 상황에서 연달아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킬 경우 ‘방탄 정당’ 이미지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 지도부는 일단 노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을 당론으로 정하진 않겠다는 방침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노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모든 건 국회에 정해진 법률절차에 따라야 하지 않느냐”면서 “각 의원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12일 사업가로부터 뇌물 6000만원과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노 의원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구서를 보냈다. 요구서는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은 뒤 이르면 15일 예정된 본회의에 보고될 예정이다.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 시 21대 국회 첫 사례가 된다. 앞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은 정정순 당시 민주당 의원, 배임‧횡령 혐의를 받은 이상직 무소속 의원, 뇌물 수수 혐의를 받은 정찬민 당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모두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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