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막말에 창원 찾은 이태원 유족들 “자기는 자식 키우는 부모 아닌가”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2.12.1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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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창원시의회 의장단에 김미나 시의원 사퇴 요구
유족 “위로금 2000만원 다시 돌려줄테니 내 자식 살려달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족협의회)’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15일 경남 창원시의회 앞에서 이태원 참사 유족에게 ‘시체 팔이’ ‘나라 구하다 죽었냐’ 등 발언을 한 국민의힘 소속 김미나 창원시의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상욱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족협의회)’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15일 경남 창원시의회 앞에서 이태원 참사 유족에게 ‘시체 팔이’ ‘나라 구하다 죽었냐’ 등 발언을 한 국민의힘 소속 김미나 창원시의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상욱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족협의회)’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15일 이태원 참사 유족에게 ‘시체 팔이’ ‘나라 구하다 죽었냐’ 등 발언을 한 국민의힘 소속 김미나 창원시의원을 향해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유가족협의회와 민변은 이날 경남 창원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시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고, 곧바로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변 측 변호사는 “유가족 6명이 고소에 참여했다”며 “‘시체팔이’ 등 막말을 아무렇지 않게 시의원이 SNS에 올린 것은 형법상 모욕죄와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김 시의원이) 본인의 정치적 의도 때문에 불법을 감행하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뻔뻔한 짓을 저질렀다”며 “이 기자회견을 마치자마자 경찰에 김 시의원을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유가족들은 창원시의회 의장단을 만나 김 시의원의 막말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김 시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출범한 것을 겨냥한 듯 “꽃같이 젊디젊은 나이에 하늘로 간 영혼들을 두 번 죽이는 유족들!! #우려먹기 장인들 # 자식 팔아 장사한단 소리 나온다 #제2의 세월호냐 #나라 구하다 죽었냐”고 말한 바 있다. 

김형일 민변 경남지부 사무국장은 “정치고 정쟁이고 간에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 시의원이 할 짓인가”라며 “정치적 꼬리 자르기 식으로 일을 무마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했다. 이어 “김 시의원이 비례대표기 때문에 당에서 제명하더라도 시의원직은 유지된다”며 “의원직 사퇴를 확실히 요구했다”고 부연했다. 

희생자 아버지 이진우씨는 “어제(14일) 낮에 SNS 글을 알게 됐다. 글을 읽고 인간이길 포기한 김 시의원을 그냥 두기 싫었다”면서 “나는 자식을 잃었지만 팔자 고치려는 생각이 없다. 국가에 위로금 달라고 하지도 않았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이 아픈 가슴 하루하루 견디기 힘든데, (김 시의원은) 인간 이하의 인간”이라고 비난했다. 

희생자 엄마 정미진씨는 “저희는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다. 그냥 내 아이가 이쁘게 잘 자라 시집가서 잘 사는 게 꿈이었다”며 “그런데 날벼락을 맞았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김 시의원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했을까. 자식을 팔아 장사를 하다니요”라며 “자기는 자식을 키우는 부모가 아닌가요. 그냥 둘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국가에서 위로금 2000만원 주던데, 우리 아이들 1년 연봉도 안된다”며 “다시 돌려줄테니 내 자식 살려달라”고 울먹였다. 

한편 유가족협의회는 오는 16일 오후 6시 이태원역 3번 출구에서 참사 49재 추모제인 ‘우리를 기억해주세요’를 통해 희생자의 시민 분향소를 설치하고, 유가족과 시민이 모여 희생자의 넋을 기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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