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대우조선 이어 STX중공업 눈독 들이는 까닭은?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12.2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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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선박’과 STX중공업 ‘엔진’ 수직계열화로 시너지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은 한화그룹은 최근 STX중공업 인수전에 참여해 실사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은 한화그룹은 최근 STX중공업 인수전에 참여해 실사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그룹이 선박용 엔진 제조사인 STX중공업 인수를 추진한다. 최근 인수를 확정한 대우조선해양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결정으로 분석된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지난 15일 STX중공업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한 뒤 실사를 하고 있다. 인수 대상은 국내 사모펀드(PEF)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STX중공업 지분 47.81%로 인수가는 1000억원대 초반이 거론된다. 앞서 파인트리파트너스는 2018년 STX중공업 지분 67%를 987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STX중공업은 선박용 엔진과 조선 기자재 생산이 주요 사업 목적이다. 실사 이후 본입찰을 거쳐 오는 내년 2월 중순경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전망이다. 매각 측은 내년 1분기 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번 인수전에서 한화그룹의 최대 경쟁상대는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계열사인 한국조선해양이다. 이 회사는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와의 시너지를 위해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이외에 국내 사모펀드 2~3곳이 인수전에 참여해 실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16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우조선해양 경영권을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49.3%)에 오르게 된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투입되는 비용은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대규모 M&A 직후 추가 인수에 나선 건 STX중공업은 선박용 디젤엔진과 이중연료(DF) 엔진,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엔진 등에 강점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선박용 저속엔진 부문에선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와 HSD엔진에 이은 글로벌 3대 사업자이기도 하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STX중공업의 주요 매출처 중 하나다. 대우조선해양 특히 지난 3분기 STX중공업의 최대 매출처(27.21%)에 오르기도 했다. 한화가 STX중공업까지 품에 안을 경우 선박(대우조선해양)에서 엔진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는 셈이다.

또 선박 건조역량을 강화해 육·해·공을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방산기업’이라는 목표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된다. 한화는 방산을 미래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에 따라 최근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디펜스 등에 분산됐던 방산사업을 통합한 바 있다.

여기에 조선업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연이은 M&A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실제 STX중공업은 2018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 2020년을 제외하면 연간 흑자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2분기와 3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STX중공업 인수전 참여와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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