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전면 나선 담서원 오리온 상무의 불편한 꼬리표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12.2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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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법 승계 논란으로 인한 부정적 인식 불식시켜야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남인 담서원 오리온 상무 ⓒ오리온 제공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남인 담서원 오리온 상무 ⓒ오리온 제공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남 담서원 오리온 수석부장이 최근 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3세 경영의 막이 올랐다는 평가다. 이로써 그는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편법 승계 논란에서 비롯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리온 202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담 수석부장이 상무로 승진했다. 그는 기획과 사업전략 수립, 신사업 발굴 등의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담 상무는 미국 뉴욕대를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카카오그룹 인공지능(AI)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재무팀에서 평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가 그룹에 합류한 건 이듬해인 지난해 7월 오리온에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하면서다. 경영지원팀은 국내외 법인의 경영 전략과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관리하는 오리온의 핵심 부서다. 이후 담 상무는 입사 이후 1년6개월 만에 임원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담 상무는 올해 34세의 젊은 나이인 만큼 아직 승계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담 상무를 오리온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하고 있다. 그동안 담 상무를 중심으로 한 지분 승계가 이뤄졌다는 점은 이런 분석에 무게를 싣는다.

담 상무는 2017년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가 출범할 당시 출자에 참여해 지분 1.22%를 확보했다. 또 2018년에는 담 회장으로부터 오리온 지분 1.10%를 증여받아 오리온홀딩스(37.37%)와 이 부회장(4.08%)에 이은 3대 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담 상무는 이번 인사에서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 만큼 향후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무엇보다 자신을 둘러싼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그는 앞서 편법 승계 논란에 휘말린 바 있기 때문이다.

논란의 중심에는 오리온그룹 계열사인 아이팩이 2002년 중국 허베이(河北)성 랑팡(廊坊)시에 설립한 랑방애보포장유한공사(랑방애보)가 있다. 당초 담 회장 소유이던 랑방애보는 오리온이 중국에 설립한 제과 계열사에 포장재 등을 납품하며 매출을 올렸다.

랑방애보는 2013년 담 상무가 홍콩에 자본금 1달러로 설립한 ‘스텔라웨이(Stellaway Limited)’에 매각됐다. 담 수석부장은 주식 담보 대출 등을 통해 인수자금은 마련했다. 이후 랑방애보는 사내 유보금을 스텔라웨이에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이를 통해 담 수석부장은 인수를 위한 대출금 전액을 상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랑방애보 자금으로 랑방애보를 인수한 셈이다.

스텔라웨이는 이듬해인 2015년 랑방애보 지분을 중국법인 ‘오리온푸드(Orion Food Co.Ltd)’에 매각했다. 이 거래를 통해 담 상무는 8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이런 사실이 논란이 되자 오리온은 랑방애보 매매 과정에서 발생한 차익을 그룹 공익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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