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진 ‘동정표’에…‘뇌물수수 혐의’ 노웅래 체포동의안 부결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12.2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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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표 중 찬성 101표·반대 161표·기권 9표로 부결
정의당만 전원 찬성…국회 ‘제 식구 감싸기’ 비판 불가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거대 의석’(169석)을 앞세운 민주당이 노 의원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선 국회가 비리·부패 혐의자의 ‘방탄막’을 쳤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노 의원 체포동의안은 찬성 101표, 반대 161표, 기권 6표로 부결됐다.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는 체포동의안 표결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돼야 가결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의원 자유 투표에 맡겼고, 정의당은 당론으로 찬성하겠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5일 노 의원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이날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졌다. 검찰은 노 의원이 지난 2020년 사업가 박모씨 측으로부터 지방국세청장의 보직인사 및 한국동서발전 임원 승진인사에 관한 청탁 등 각종 청탁 명목으로 약 6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이날 본회의에서 “노 의원은 청탁을 받고 돈을 받는 현장이 고스란히 녹음돼 있는 파일이 있다. 구체적인 청탁을 주고 받은 뒤 돈을 받으면서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 주셨나’라고 말하는 노 의원 목소리와 돈 봉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녹음돼 있다”라며 녹음파일을 비롯해 문자 메시지, 보좌진 업무수첩 등 각종 증거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한 장관은 “21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은 예외없이 가결됐다. 혐의가 중대하고 증거가 충분하면 맹목적인 진영논리나 정당의 손익계산이 아니라 오로지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을 하는 것을 대한민국 국회의 새로운 전통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체포동의안 찬성을 촉구했다.

반면 노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억울함을 주장했다. 그는 “저는 양심껏, 구설수 없이 의정활동을 해왔다. 검찰이 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범법자로 몰아왔다”면서 “저는 억울하다. 집에서 나온 돈도 부정한 돈이 아니다. 한 마디로 검찰이 만든 작품”이라고 거듭 항변했다.

노 의원은 검찰의 탄압이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전날 검찰의 국회 압수수색 등을 거론하며 “완전한 국회 무시이자 국회 유린이다. (검찰에서) 제가 뇌물을 받은 것처럼 언론 플레이해서 재판을 받기도 전에 범법자로 만들었다. 검찰은 불법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있다”며 “사람잡는 수사다. 제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의 우려가 있겠나. 소환 조사를 받고 앞으로도 검찰 수사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국회는 표결을 통해 검찰이 아닌 노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국회 회기가 열린 경우 의원 절반 이상이 체포동의안에 찬성해야만 구속 가능하다. 정의당이 전원 찬성표를 던진 가운데 169석을 가진 민주당 내부에서 반대표가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체포동의안 부결로 검찰은 이번 회기에 노 의원을 체포할 수 없다. 현재 임시국회 회기는 다음달 9일 종료된다. 국회의 높은 문턱을 실감한 검찰이 다시 구속 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자 서울중앙지검은 즉각 입장을 내고 “국회의원의 직위를 이용해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구속 사유가 명백함에도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결과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21대 국회에서 부패범죄 혐의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모두 가결된 사례들과 비교해 보더라도 형평성에 어긋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죄질에 부합하는 사법적 처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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