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시민단체, 다시 “최정우 포스코 회장 퇴진” 깃발 든다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22.12.29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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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지주사 본사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태풍 피해복구로 중단했던 최정우 퇴진운동 재개 예고
1월20일까지 매일 단체집회 개최 신고..."수십명이 ‘최정우 엄정 신속수사 촉구 궐기대회’ 열 것”

포항 시민단체가 태풍 ‘힌남노’로 피해를 입은 포항제철소의 조기 정상화를 기원하는 동시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포항 시민단체는 포스코를 향해 “지주사 본사와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을 포항에 설치하기로 한 합의안을 이행하라”며 10개월째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월11일 경북 포항 죽도시장 앞에서 포스코 지주사 본사 서울 설립에 반대하며 포항의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구성한 '포스코지주사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의 강창호 위원장이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월11일 경북 포항 죽도시장 앞에서 포스코 지주사 본사 서울 설립에 반대하며 포항의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구성한 '포스코지주사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의 강창호 위원장이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포스코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12월28일 성명서를 통해 “최악의 침수피해를 극복해내는 포스코 직원들의 노고에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앞서 12월15일 포항제철소 2열연(열간압연)공장은 힌남노 여파로 침수된 지 100일 만에 재가동됐다. 2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가 매년 생산하는 약 1480만톤의 제품 중 500만톤(33%)이 통과해 ‘대동맥’에 비유되는 주요 공장이다. 범대위는 “선배들의 돌관정신으로 재무장한 포스코 직원들이 불철주야 구슬땀을 쏟은 덕분”이라고 평했다.

이어 범대위는 “태풍 힌남노로 인해 ‘최정우 퇴진’ 현수막을 자진 철거한 후 포스코 수해복구를 지원하며 모든 투쟁을 잠정 중단했던 범대위는 오늘 다시 우리의 입장과 결의를 밝힌다”고 했다. 또 범대위는 “태풍 힌남노 대비 비상시기에 골프를 즐겼던 최정우 회장은 즉시 사퇴하라”며 “서울중앙지검과 수서경찰서가 수사하고 있는 형사사건에 대해 최정우 회장은 부끄러워하라”고 직시했다.

수사 중인 사건은 ‘회사차 유용 의혹’과 ‘자사주 매입 의혹’을 가리킨다. 시사저널은 10월13일 최 회장이 2018년 취임한 이듬해부터 공식 관용차 외에 회사차를 사적으로 몰았다는 의혹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이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돼 수서경찰서에서 들여다보고 있다. 또 2020년에는 최 회장 등 포스코 임원 64명이 자사주 매입 발표 20여 일 전에 약 32억원어치의 포스코 주식을 미리 사들여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문재인 정부 때 흐지부지됐다가 지난 9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가 재수사에 착수하며 급물살을 탔다.

그 밖에 범대위는 “2월25일 합의서의 실질적이고 완전한 이행”을 재차 강조했다. ‘2월25일 합의서’란 범대위가 당시 이강덕 포항시장,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등이 모인 자리에서 ‘포스코지주사 본사와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을 포항에 설치한다’는 내용을 담아 추인한 문건을 뜻한다. 이후 결성된 포항시·포스코 TF는 합의서와 관련해 지난 12월23일까지 7번 회의를 열었지만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10월25일 오후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미래인구연구원 발대식에 최정우 이사 겸 포스코그룹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정훈
10월25일 오후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미래인구연구원 발대식에 최정우 이사 겸 포스코그룹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정훈

 

7번 회의에도 진척 없어..."포스코 시간끌기에 불과"

범대위는 △포스코가 여전히 TF팀 단장을 선임하지 않은 점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의 포항 설치가 기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중심의 본원 운영을 뜻한다는 점 △포스코지주사 본사의 실질적 이전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포스코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정우 회장의 시간 끌기용 제안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강창호 범대위원장은 “포스코 직원에게 포항시민을 대신해 힘찬 격려를 보내는 한편 ‘2월25일 합의서 이행 촉구 및 최정우 회장 퇴진’ 운동을 이 시간 이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범대위는 임종백 공동집행위원장을 필두로 오는 1월20일까지 매일 단체 집회를 열겠다는 신고서를 경찰에 접수했다. 범대위 측은 “수십명이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와 수서경찰서 앞에서 ‘최정우 회장 업무상 배임 엄정 신속수사 촉구 궐기대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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