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예방 백신, 어떤 것을 맞아야 좋을까 [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 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3.13 11:05
  • 호수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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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조합 사백신은 효과 면에서, 약독화 생백신은 가격 면에서 강점 지녀    

72세 여성이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그의 언니가 대상포진으로 심하게 고생하는 것을 보고 내원한 것이다. 환자는 현재 당뇨병약과 고지혈증약을 먹고 있다. 그런데 대상포진 백신은 어떤 것을 맞아야 할까? 소문에 예민한 사람은 알겠지만, 대상포진 예방접종도 한 가지만이 아니라 선택지가 존재한다.

대상포진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고통스러운 통증과 물집이 동반된 발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감염이다.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돼 발생한다. 만 50세 이상 성인 99.5%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국내 대상포진 발생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연령군은 만 50~59세로 알려져 있다. 

대상포진은 일반적으로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극도로 고통스럽고 경우에 따라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다행히 이러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이 한 종류도 아니고 이제 두 종류나 나와 있다. 200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약독화 생백신과 2017년 승인한 재조합 사백신이다. 생백신은 면역에 문제가 없는 60세 이상 성인에게 권장되며 1회 접종한다. 사백신은 일반적으로 면역에 문제가 없는 50세 이상 성인에게 권장되며 2~6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한다. 사백신은 아직 국내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국내 예방접종 가이드라인에 반영되지 못했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두 백신의 이상 반응에는 차이가 없어

2023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예방 접종 권고 가이드라인에는 생백신이 포함돼 있지 않으며, 50세 이상 일반 성인에게 사백신 2회 접종을 권고하고 있고, 19세 이상 면역 저하자나 기저질환자(말기신부전, 투석 환자, 심장질환, 알코올 중독, 폐질환, 만성 간질환, 당뇨병, 의료 종사자, 남성과 성관계하는 남성 등)에게도 2회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임산부에게는 관련 연구가 충분치 않아 접종을 권장하지 않는다.

백신 접종과 관련해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 있다면 첫 번째는 효과, 두 번째는 부작용, 세 번째는 가격일 것이다. 2021년 ‘감염질환저널’에 게재된 두 백신을 비교한 논문에 따르면 생백신과 사백신의 대상포진에 대한 효능이 각각 51.3%와 97.2%로 확인되었고, 대상포진 후 동통에 대한 백신 효능이 66.5%와 91.2%로 나타났다. 그 예방 효과는 얼마나 오래 지속될까? 생백신의 경우 최대 8년 정도, 사백신은 10년 혹은 그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2019년 의학지 ‘백신’은 생백신과 사백신 간 이상 반응도 비교해 보고했다. 심각한 이상 반응은 생백신, 사백신, 가짜 약 모두에서 차이가 없었다. 접종 부위 통증이나 부기와 같은 국소적 이상 반응이나 피로·발열·근육통·오한·두통 같은 전신적인 이상 반응은 사백신에서 더 많이 나타났다. 다만 이상 반응 기간은 평균적으로 3일 이하였다. 이러한 이상 반응이 사백신에서 더욱 많았던 이유는 사백신에 첨가된 면역 증강제로 인해 면역반응이 더 두드러졌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가격은 두 약제 사이에 차이가 크게 난다. 생백신의 경우 약 8만원에서 15만원 사이, 사백신은 2회 접종에 50만원 정도다.
 
대상포진 백신은 대상포진 및 관련 합병증 예방을 위해 시도해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하고 핵심적인 방법이다. 대상포진 백신은 일반적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대상포진과 대상포진 후 동통 발생 위험을 상당히 감소시킨다. 여러 가지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적절한 백신을 선택해 대상포진과 관련 합병증으로부터 건강과 삶의 질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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