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쩐의 전쟁’ 종결…카카오 ‘경영권’ 하이브는 ‘플랫폼 협력’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3.03.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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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저주 우려에 인수 중단 결정…실익은 챙겨
하이브는 지난 12일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중단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연합뉴스
하이브는 지난 12일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중단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연합뉴스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한 달여간 이어진 카카오와의 인수 경쟁이 종결된 것이다. 하이브는 카카오에 경영권을 내주는 대신 플랫폼 협력을 통한 실익을 택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양측은 조만간 합의 초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카카오와의 SM 인수 경쟁 구도로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하이브 주주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후 카카오도 입장문을 통해 “하이브의 SM 인수 중단 결정을 존중한다”며 “경쟁 과정에 대한 국민과 금융 당국의 우려를 고려해 하이브와 협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원만하게 인수를 마무리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로써 SM 인수 경쟁은 사실상 카카오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카카오는 오는 26일까지 전체 지분의 최대 35%를 주당 15만원에 인수하는 공개매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카카오는 SM 지분율을 39.9%까지 끌어올려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카카오는 플랫폼 사업에서 하이브에 ‘적극 협력’을 약속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SM 소속 아티스트의 공연과 라이브 방송, 굿즈 등 지식재산권(IP) 사용권을 하이브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위버스’에 제공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달 이 전 총괄의 보유 지분 14.8%를 4229억원에 인수한 이후 카카오와 SM 인수 경쟁을 벌여왔다. 카카오는 싱가포르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부터 유치한 9억 달러(약 1조1540억원)를 바탕으로 SM엔터 인수 총력전을 선포했다.

여기에 맞서 하이브도 모건스탠리를 통해 1조원의 투자금 유치 작업에 나섰고,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단기대출로 4000억원 조달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또 최근까지 위버스 2대 주주(44.55%)인 네이버와 함께 SM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하이브의 SM 인수 중단 결정의 주된 이유는 ‘승자의 저주’ 가능성 때문으로 알려졌다. 앞서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과 기관투자자들 간 미팅 과정에서 SM 주식을 고가에 인수할 경우 하이브 주가 폭락 등 승자의 저주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하이브는 최근 수년 사이 미국 이타카홀딩스(1조원)과 QC미디어(3140억원) 등 해외 경쟁사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는 과정에서 재무상황이 악화한 상태다. 현재 하이브의 차입금 규모는 1조5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하이브가 지난 10일부터 카카오에 사업 협력을 매개로 경영권 분쟁을 해결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SM 인수 경쟁은 막을 내렸다. 하이브 관계자는 “카카오와의 플랫폼 관련 협력 방안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면서도 “현시점에 정확한 협업 내용을 답변드리기는 어렵지만 실질적인 협력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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