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비난 국가’ 줄어들고 ‘지지 국가’ 증가…이유는?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3.1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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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EIU “남아공 등 러시아 편드는 국가 늘어나”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 코플리 광장에서 시민들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흔들며 지지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 코플리 광장에서 시민들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흔들며 지지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서방이 대(對)러시아 제재 및 고립을 강화했음에도, 지난 1년 사이 러시아를 지지하는 국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와 남미, 중동 등지의 신흥국을 중심으로 서방 진영에서 이탈하는 나라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의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최근 보고서에서 “점점 더 많은 국가가 러시아 편을 들고 있다”며 “중립적이거나 비동맹적 스탠스를 취했던 국가들이 입장을 바꿨다”고 밝혔다.

EIU는 전쟁 발발 이후 세계 각국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 집행, 유엔에서의 투표 성향, 국내 정치 상황, 공식 성명, 경제·정치·군사·역사적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러시아를 적극적으로 비난하는 국가의 수는 1년 전 131개국에서 122개국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러시아를 비난하는 입장의 국가에는 한국과 일본도 포함됐다.

중립국은 32개에서 콜롬비아, 카타르, 튀르키예 등이 더해지며 35개로 늘어났다. 러시아와 서방 양쪽으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하는 국가들이 이 같은 입장에 선 것으로 보인다고 EIU는 설명했다.

러시아로 편향된 나라는 29개에서 35개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국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말리·부르키나파소·우간다 등 아프리카 국가들과 남미의 볼리비아, 중동의 이란 등에서 러시아 지지 성향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북한도 러시아 편향국에 속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반(反)러시아 블록’의 국내총생산 총합은 67.9%로, ‘친(親)러시아 블록’의 20.1%를 압도했다. 하지만 국가별 인구 합계로 비교해보면 반러 진영 36.2%, 친러 진영 33.1%로 엇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브릭스(Brics·신흥 5개국)만 보면 러시아를 비난하는 입장의 국가는 하나도 없었다. 브라질과 인도는 중립국으로 분류됐고, 중국과 남아공은 러시아에 기운 것으로 평가됐다.

EIU는 “러시아와 중국은 대러 경제제재의 영향에 대해 의구심을 심고, 이전 ‘식민지 강대국’(과거 제국주의 국가)에 대한 분노를 활용하려 중립 성향의 국가들에 구애하고 있다”며 “아프리카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쟁 1년이 지난 현재 서방의 핵심 연합은 공고하지만 전 세계가 이에 동참해 러시아를 고립시키지는 못했으며, 세계는 둘로 나뉘기보다는 여러 조각으로 나뉘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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