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욕적 항복 선언” “정부 흠집 내기” 尹 방일 앞두고 여야 또 격돌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3.1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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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대일 굴욕외교 대책위’ 출범…李 “굴욕적 수치심 느끼게 해”
국민의힘 “민주, 정치적 횡포로 국익 저해”…외통위 전원 불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가 13일 오전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가 13일 오전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16~17일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극에 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주말 규탄집회에 이어 13일 국회 상임위를 열고 당 차원의 ‘대일 굴욕외교대책위원회’도 출범하는 등 총공세에 나섰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순방을 앞두고 흠집 내기에 나서고 있다”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이날 민주당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위원들은 단독으로 전체회의를 개의했다. 생존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회의 참석을 위해 국회를 찾았지만 여야는 회의 시점을 둘러싸고 한참동안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피해자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자리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번 주 있을 한일 정상회담 이후 방일 성과를 한꺼번에 논의하자고 맞섰고 끝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현안보고가 예정돼 있던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외교부 관계자들도 여야 간 합의 실패를 이유로 불참했다.

반쪽으로 진행된 회의에서 민주당은 정부가 제시한 ‘제3자 변제’ 방식의 배상안에 대해 일제히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조정식 의원은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최악의 국가적 치욕이자 굴욕외교”라며 “윤석열 정권의 뒤틀린 역사 인식에서 나온 참담하고 굴욕적인 해법”이라고 맹비판했다. 박홍근 의원은 “굴욕적 해법안에 대해 국회에서 규탄 결의안을 추진해야 한다”며 “대통령이든 외교부 장관이든 이를 강행하는 것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도 강조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양금덕 할머니는 “대통령에게 옷 벗으라고 하고 싶다”며 “굶어죽는 한이 있어도 그런 돈(제3자 변제 방식의 배상금)은 받지 않겠다”고 격분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회의 시점 그 자체로 정치 공세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일본 방문 결과를 보고 (회의를) 소집해도 늦지 않는데 미리 흠집 내기를 시도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태영호 최고위원 역시 “민주당이 윤 대통령 방일 일정에 어깃장을 놓고 망치려 하고 있다”며 “국익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이재명 방탄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이날 회의에 불참한 국민의힘 외통위원들도 별도의 성명을 내고 민주당의 일방 개회에 대해 반발했다. 이들은 “민주당은 의회 횡보의 길을 당장 멈추라”며 “이재명 방탄을 벗어나 국익을 위한 국회로 돌아오라”로 촉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정부 배상안을 향한 공세에 더욱 고삐를 당기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대일 굴욕외교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시민사회와 함께 정부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출범식에서 이재명 대표를 이번 배상안을 “정부의 치욕적 항복 선언”으로 평가절하하며 “일본은 하나도 양보하는 게 없고 우리 정부만 일방적으로 양보하며 국민에게 굴욕적인 수치심 느끼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윤 대통령을 향해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일본의 멸시가 대통령 공약이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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