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포용? 이준석에 달렸다” 다른 듯 같은 지도부의 ‘李 포용론’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3.1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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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성찰하면 함께” 유상범 “성 상납 수사 결과 나와야”
친윤 지도부, 李 향한 불편함 내비쳐…유승민계 강대식 “훌륭한 자산”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태영호·김병민 최고위원, 주호영 원내대표, 김 대표, 김재원·조수진 최고위원,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태영호·김병민 최고위원, 주호영 원내대표, 김 대표, 김재원·조수진 최고위원,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둘러싸고 당 신임 지도부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14일 최고위원들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각각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한 입장을 쏟아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준석 전 대표 포용의 전제로 이 전 대표의 ‘성찰’을 언급했다. 조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과거 이 전 대표과 사용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들을 겨냥해 사용한 ‘양두구육’ ‘엄석대’ 표현을 거론하며 “이건 건전한 비판이 아니지 않느냐”며 “성찰과 반성이 자세에서 묻어나온다면 모두 같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최고위원은 이준석계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의 당대표 출마에 대해서도 이 전 대표를 대신한 “대리출전”이라며 이에 대한 반성도 강조했다. 즉 새 지도부가 이 전 대표를 포용하기 위해선 앞선 행보에 대한 이 전 대표의 반성과 성찰이 선행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조 최고위원은 이준석 지도부에 함께 몸 담은 관계로 당시에도 이 전 대표와 갈등을 빚어왔다. 그는 최고위원에 당선된 직후인 지난 9일에도 “이준석 현상을 기대하고 30대의 0선을 당대표로 뽑아줬는데, 그게 마치 자신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라고 착각을 하고 당을 쥐고 흔들었다”며 이 전 대표를 비판했다.

또 다른 친윤계 김병민 최고위원도 이 전 대표를 향한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전 대표에 대해 지도부가 좋은 얘길 별로 안 한다”는 진행자의 말에 “좋은 얘기를 해줘도 ‘틀렸다’고 한다”며 “태영호 최고위원이 좋은 얘길 하니까 ‘태 최고위원이 틀렸다’고 이 전 대표가 이야기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전날 태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이 전 대표도 함께 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SNS에 태 최고위원보다, 자신을 향해 “고쳐 쓰는 단계가 지났다”고 평가한 김재원 최고위원이 옳았다며 반응한 바 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포용하고 싶어도 이런 식으로 나오면 포용이 어렵다는 건가”라는 질문에 “품는다고 하면 ‘내가 달걀이냐, 품게’라는 얘기도 하지 않느냐. 말 한 마디 꺼내는 게 어렵다”고 답했다. 지난해 9월 이 전 대표는 “‘품는다’는 표현은 제게 모멸적이고 기분이 제일 나쁘다. 품기는 뭘 품나, 제가 달걀인가”라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친윤계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연포탕(연대‧포용‧탕평)’에 이준석계가 포함될지 여부는 이 전 대표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연포탕 재료에 이준석계도 들어가느냐”는 진행자의 지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이 전 대표의 성 상납 문제 무고죄에 대한 검찰의 수사도 언급했다. 유 대변인은 “현재 이 전 대표가 성 상납 문제 무고죄로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며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온 후 (이 전 대표 포용에 대해) 논의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제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 전 대표 앞에 검찰의 시간,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한편 지명직으로 인선된 유승민계 강대식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를 향해 “훌륭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강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뺄셈의 정치보다 덧셈의 정치가 좋다고 생각한다”며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선 공당으로서 (이 전 대표를 비롯해) 모든 사람을 포용해서 안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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