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 껐다”…UBS-CS 극적 인수에 한숨 돌린 세계 증시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3.2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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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 CS 4조원 대 인수…아시아 ‘블랙먼데이’ 모면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위기설에 휩싸인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한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 UBS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위기설에 휩싸인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한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 UBS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스위스 최대 은행 UBS(Union Bank of Switzerland‧스위스 연방은행)가 파산 위기에 내몰린 크레디트스위스(CS)를 32억 달러(한화 약 4조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에 20일 아시아 증시 개장을 앞두고 불안감에 떨었던 세계 금융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지 주목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오전 10시25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87포인트(0.12%) 하락한 2392.82를 가리키고 있다. 이날 지수는 전장보다 3.82포인트(0.16%) 내린 2391.87에 출발한 뒤 장 초반 2390대까지 내려갔으나, 곧이어 상승으로 전환해 다시 2400선을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도 장중 1300원 아래로 내려갔다. 오전 10시25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13.0원)보다 5.8(0.44%) 하락한 1303.70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장 초반 1299.0원까지 내려섰으나, 이후 회복세로 전환해 1300원 초반대에서 등락중이다.

당초 지난 주말 투자자들 사이에선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이어 CS까지 붕괴할 경우 아시아를 시작으로 전 세계 증시가 폭락하는 ‘블랙먼데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한 상태였다.

그러나 19일(현지 시각) 스위스 연방 정부와 금융감독청(FINMA), 스위스 국립은행(SNB) 등의 지원으로 스위스 최대 금융그룹 UBS가 32억3000만 달러에 CS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뒤로 안도감이 감지된다.

합의에 따라 CS 주주들은 22.48주당 UBS 1주를 받게 된다. 스위스 정부는 UBS가 CS를 인수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일부 손실을 막기 위해 90억 스위스프랑(약 12조7000억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UBS의 CS 인수엔 스위스 당국의 적극적 개입이 결정적이었다. 스위스 금융당국은 주말 사이 위기관리 회의를 소집하고, 20일 증시 개장 전 UBS와 CS 인수 협상을 중재하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했다. 스위스 2대 은행이자 세계 9대 투자은행(IB) 중 하나인 CS가 무너질 경우 SVB 파산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파가 클 것으로 우려됐던 만큼, 사태를 조기 진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는 것이다.

전 세계 금융 당국은 UBS의 CS 인수소식을 일제히 환영했다.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는 공동성명을 내고 “금융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스위스 당국의 발표를 환영한다”면서 “우리는 국제적인 카운터파트의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이들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CS는 167년 역사를 지닌 세계 9대 투자은행(IB) 중 하나였다. 그러나 최근 잇따른 투자 실패 속 악화한 재무구조와 SVB 파산 여파까지 겹치면서 위기를 맞았다.

반면 UBS는 CS 인수로 세계 최고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스위스 바젤과 취리히에 본부를 둔 UBS는 시가 총액 기준 스위스 1위 은행으로, 직원은 7만4000명에 이른다. 총자산은 1조1000억 달러(약 1440조4500억원)를 상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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