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대결’ 구도로 전개되는 대만 총통 선거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3.20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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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야당 손잡자 美-집권당 연대 강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11월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부대행사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서 있는 모습 ⓒ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11월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부대행사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서 있는 모습 ⓒ AP=연합뉴스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중국 공산당이 개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은 미국과의 연대 강화에 힘쓰고 있다.

19일 타이베이타임스에 따르면, 전날 구리슝 대만 국가안전회의(NSC) 비서장은 한 세미나에서 중국 공산당이 최근 몇 년간 대만을 겨냥한 인지전(cognitive warfare)을 늘렸으며 내년 대만 선거에 개입하려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날 로이터통신은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이 전·현직 대만 총통으로는 처음으로 이번 달 중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친중국 성향의 국민당 소속인 마 전 총통이 집권하던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는 화해 무드였다.
 
중국이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 지원으로 정권 교체 의지를 다지고 있다는 시각은 특히 지난 2월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 방중을 계기로 분명해졌다.

중국은 샤 부주석이 쑹타오 중국 대만사무판공실 주임과 왕후닝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별도로 만나도록 함으로써 국민당을 사실상 대만의 대화 파트너로 공식화했다.

중국 당국은 샤 부주석이 이끄는 국민당 대표단과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구현한 ‘92공식’을 인정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1992년 중국과 대만이 이룬 공통 인식이란 뜻인 ‘92공식’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의 편의대로 한다는 것으로, 차이잉원 총통과 민진당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 총통과 민진당을 분리주의 세력으로 규정한 중국은 국민당과 협력해 정권 교체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내년 1월 총통 선거에서 국민당 승리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모습이다.

실제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중국군이 대만 봉쇄 군사훈련을 한 데 이어 대만해협에서 무력시위를 하던 와중인 작년 11월 대만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이 참패한 바 있다.

여기에 여론 조사 결과도 중국에 나쁘지 않다. 대만 민주문화교육재단이 지난 1일 실시한 조사를 보면 대만인의 61.1%가 미국·중국 모두와 잘 지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고 22.8%만 ‘친미 반중’ 입장이었다.

반면 대만 민진당 정부는 미국과의 협력 강화로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미국산 무기 구입 가속화, 경제·무역 협력 확대, 국제기구 참여 확대 등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달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과 구리슝 국가안전회의(NSC) 비서장의 방미에 이어 차이 총통도 조만간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중미 지역의 우방국 순방 길에 미국을 경유하고 귀국 길에 다시 미국 캘리포니아를 찾을 계획이다.

이 같은 기류에 대해 중국은 미국을 겨냥,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친강 외교부장은 지난 7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만약 미국 측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잘못된 길을 따라 폭주하면 필연적으로 충돌과 대항에 빠져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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