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곡물수확 작년보다 10%대 감소”…식품 물가 ‘비상’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3.2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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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들 수출 쉬운 작물로 ‘갈아타기’
옥수수·밀 등 수확량 줄어들 전망
우크라이나의 한 들판에서 밀을 수확하는 모습 ⓒ REUTERS=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한 들판에서 밀을 수확하는 모습 ⓒ REUTERS=연합뉴스

전쟁 이후 감소했던 우크라이나의 곡물 생산량이 올해 더 줄 것으로 예상돼 세계 식품 물가가 또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콜라 솔스키 우크라이나 농업부 장관은 2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올해 우크라이나의 옥수수, 밀 등 곡물 수확량이 작년보다 최대 1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 농산물 수출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기 시작한 이후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곡물보다 수출이 용이한 해바라기씨, 대두 등으로 작물을 바꿔 생산하는 농부들이 많아져 곡물 수확량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솔스키 장관은 기상 이변이 없는 한 농부들의 작물 전환 영향으로 올해 옥수수, 밀 등 곡물 생산량은 작년보다 10∼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농부들이 작물을 전환하는 것은 전쟁으로 수출 환경이 나빠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흑해 항구를 통한 수출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단위면적당 수확 무게를 줄여 육로 수출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육로 수출은 해상 수출보다 비용과 시간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수확량과 무게가 적을수록 유리하다.

흑해 지역 농작물 예측 업체인 ‘그린 스퀘어 애그로 컨설팅’의 마이크 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옥수수는 헥타르당 약 7t, 밀은 약 4t이 생산되는 반면, 해바라기씨와 대두는 각각 헥타르당 생산량이 2.3t으로 훨씬 적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창구 역할을 하는 오데사 등 흑해 항구를 봉쇄해 세계 곡물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 이후 지난해 7월22일 양국 간 흑해 곡물 협정이 체결되면서 흑해 3개 항구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이 열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주 흑해 곡물 협정을 재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리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휩싸이자 세계 곡물 가격은 전쟁 초반 급등했다가 점차 안정세를 되찾았다. 올해 들어 곡물 가격은 러시아와 호주의 대규모 밀 수확량 영향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올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확량이 줄어든다면 가격은 다시 요동칠 수 있다.

중국, 유럽의 옥수수 바이어들이 우크라이나 작물에 의존하고 있고, 세계 해바라기씨유의 약 70%가 우크라이나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크라이나의 작물 생산 변화는 세계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나온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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