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인 24색, 한국적 미감의 ‘오늘’을 만나다
  •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3.26 11:05
  • 호수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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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展’, 3월29일~4월4일 세종미술관 2관에서 열려

우리가 사는 일상은 하찮은 일들의 연속이다. 그러나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에 가치를 더하면 그 삶은 소중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역사를 바꾸는 위대한 예술도 이런 마음에서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도 같은 마음에서 출발했다. 2016년 첫발을 뗀 이후 어느새 여덟 번째 시즌까지 왔다. 앞으로도 ‘초심’을 지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사소한 일상에 가치를 새기는 평범한 삶에서 예술이 시작되고, 그 작은 작업이 모여 한국의 미술이 되리라는 믿음, 이것이 곧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의 정신이다.

❶ 김서한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❷ 박지은 《텅에 nest》❸ 정영한 《우리時代 神話》❹ 정남선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❺ 성애리 《신의 축복》❻ 형내인《orange phosphorous #11》❼ 안정모《달봉이의초상–난 참치가 싫어!》❽ 송진석 《無意識(무의식)》❾ 이엘리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❿ 전영기 《Non-existent-II》
김서한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
❶ 김서한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❷ 박지은 《텅에 nest》❸ 정영한 《우리時代 神話》❹ 정남선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❺ 성애리 《신의 축복》❻ 형내인《orange phosphorous #11》❼ 안정모《달봉이의초상–난 참치가 싫어!》❽ 송진석 《無意識(무의식)》❾ 이엘리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❿ 전영기 《Non-existent-II》
박지은 《텅에 nest》
❶ 김서한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❷ 박지은 《텅에 nest》❸ 정영한 《우리時代 神話》❹ 정남선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❺ 성애리 《신의 축복》❻ 형내인《orange phosphorous #11》❼ 안정모《달봉이의초상–난 참치가 싫어!》❽ 송진석 《無意識(무의식)》❾ 이엘리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❿ 전영기 《Non-existent-II》
정영한 《우리時代 神話》
❶ 김서한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❷ 박지은 《텅에 nest》❸ 정영한 《우리時代 神話》❹ 정남선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❺ 성애리 《신의 축복》❻ 형내인《orange phosphorous #11》❼ 안정모《달봉이의초상–난 참치가 싫어!》❽ 송진석 《無意識(무의식)》❾ 이엘리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❿ 전영기 《Non-existent-II》
정남선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
❶ 김서한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❷ 박지은 《텅에 nest》❸ 정영한 《우리時代 神話》❹ 정남선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❺ 성애리 《신의 축복》❻ 형내인《orange phosphorous #11》❼ 안정모《달봉이의초상–난 참치가 싫어!》❽ 송진석 《無意識(무의식)》❾ 이엘리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❿ 전영기 《Non-existent-II》
성애리 《신의 축복》
❶ 김서한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❷ 박지은 《텅에 nest》❸ 정영한 《우리時代 神話》❹ 정남선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❺ 성애리 《신의 축복》❻ 형내인《orange phosphorous #11》❼ 안정모《달봉이의초상–난 참치가 싫어!》❽ 송진석 《無意識(무의식)》❾ 이엘리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❿ 전영기 《Non-existent-II》
형내인《orange phosphorous #11》
❶ 김서한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❷ 박지은 《텅에 nest》❸ 정영한 《우리時代 神話》❹ 정남선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❺ 성애리 《신의 축복》❻ 형내인《orange phosphorous #11》❼ 안정모《달봉이의초상–난 참치가 싫어!》❽ 송진석 《無意識(무의식)》❾ 이엘리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❿ 전영기 《Non-existent-II》
안정모《달봉이의초상–난 참치가 싫어!》
❶ 김서한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❷ 박지은 《텅에 nest》❸ 정영한 《우리時代 神話》❹ 정남선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❺ 성애리 《신의 축복》❻ 형내인《orange phosphorous #11》❼ 안정모《달봉이의초상–난 참치가 싫어!》❽ 송진석 《無意識(무의식)》❾ 이엘리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❿ 전영기 《Non-existent-II》
송진석 《無意識(무의식)》
❶ 김서한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❷ 박지은 《텅에 nest》❸ 정영한 《우리時代 神話》❹ 정남선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❺ 성애리 《신의 축복》❻ 형내인《orange phosphorous #11》❼ 안정모《달봉이의초상–난 참치가 싫어!》❽ 송진석 《無意識(무의식)》❾ 이엘리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❿ 전영기 《Non-existent-II》
이엘리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
❶ 김서한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❷ 박지은 《텅에 nest》❸ 정영한 《우리時代 神話》❹ 정남선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❺ 성애리 《신의 축복》❻ 형내인《orange phosphorous #11》❼ 안정모《달봉이의초상–난 참치가 싫어!》❽ 송진석 《無意識(무의식)》❾ 이엘리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❿ 전영기 《Non-existent-II》
전영기 《Non-existent-II》

올해로 8회째 맞는 행사

금세기 미술의 가장 큰 동력은 상상력이다. 그런 경향은 우리 미술계에서도 두드러진다. 특히 최근 2~3년 사이 한국 미술에서는 상상력의 확장이 주요 흐름으로 떠올랐다. 상상력을 환상적 이미지로 다루는 작가들이 이번 시즌에 절반 가까이 등장한 것은 이 같은 우리 미술계의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환상 이미지를 초현실적 분위기로 연출해 회화의 본질이나 자신의 주장을 담아내는 작가로는 전영기, 정영한, 김영일, 정관호, 류지선, 성애리 등을 소개했다. 전영기는 식물이나 파도 등의 이미지를 극사실 기법으로 묘사해 사물의 본질에 주목하고, 정영한은 팝아트적 이미지를 통해 인터넷 가상공간의 의미를 추적한다. 사진처럼 정교한 묘사로 쇼윈도를 그리는 김영일은 그곳에서 풍기는 공허한 느낌을 극대화해 소비의 허망함을 말하고 있다.

정관호는 바닷속 풍경과 지상의 자연을 교묘하게 결합하는 화면을 통해 어긋남의 조화를 바라는 사회적 염원을 담아냈고, 류지선은 의외의 사물이 엉뚱한 장소에 놓여 있는 연출을 통해 이상향에 대한 생각을 표현했다. 성애리 역시 달항아리와 모란, 물고기처럼 어울리지 않는 사물을 결합해 고정관념을 뒤집는 회화로 상상력을 표출했다.

동화적 상상력을 통해 일상에 지친 현대인의 마음을 다독이고 긍정적 세계관을 향한 마음을 담아낸 작가로는 박정일, 박희정, 김은기, 별머핀, 안정모 등이 있다. 박정일은 개와 고양이를 등장시켜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고, 박희정은 바나나의 이미지를 통해 누구나 그리워하는 아름다운 추억과 희망을 소환한다.

김은기는 축하 카드나 생일 케이크 혹은 동화 속 캐릭터가 가득한 꽃다발로 행복 이미지를 확장하는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MZ세대다운 화명을 쓰는 별머핀 역시 하얀 돌고래 벨루가 캐릭터로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오즈의 마법사’를 떠오르게 하는 안정모의 회화는 ‘악당 토끼’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우리 시대의 슈퍼 히어로에 대한 열망을 표현한다.

지금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신세대는 개인의 관심사에 열중한다. 그들은 사회적 이슈보다 자신의 일에 삶의 무게를 둔다. 이런 흐름은 소소한 일상을 예술의 주제로 삼는 작업으로 나타난다. 개별적 일상성에 초점을 맞추는 작가로는 이엘리, 이동구, 김서한, 류승선, 손영선 등이 있다. 이엘리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일상이나 모닝커피, 침대나 책상 위 사물 등 지극히 사적인 공간과 경험을 작품 소재로 삼고, 이동구는 누구나 겪는 비슷한 일상에 의미를 붙이고 자신이 만든 독특한 캐릭터로 재구성한다.

김서한은 자신이 사는 공간과 동네를 멀리서 조망하는 시점으로 표현해 일상에 대한 다른 각도를 환기시켜주며, 도시를 전통적 기법으로 그려내는 류승선은 색채의 겹침으로 따스한 회화의 맛을 보여주는데, 이를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손영선은 우리 마음속에 자리한 고향 풍경을 그려내 평범한 삶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를 지니는지를 보여준다.

새로운 추상성을 추구하는 작가로는 주운항, 안창석, 형내인 등이 있다. 번짐 효과와 기하학적 선, 그리고 거울을 이용해 자유추상과 기하학적 추상의 조화를 구현하는 주운항은 한국적 우주관인 천지인(天地人) 사상을 주제로 삼는다. 디지털 언어를 조형화한 격자 추상을 보여주는 안창석은 우리 삶의 정신계에서 생성되고 축적되는 기억의 모습을 추적한다. 전쟁 속의 군인 이미지를 추상화하는 형내인은 인간 군상의 버라이어티한 삶의 방식에 초점을 맞춰 작업한다.

❶ 정관호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❷ 김월숙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❸ 별머핀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❹ 안창석 《Memory S-2》❺ 김영진 《자유소생도》❻ 김은기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❼ 손영선 《목포항일우》❽ 박희정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
정관호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
❶ 정관호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❷ 김월숙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❸ 별머핀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❹ 안창석 《Memory S-2》❺ 김영진 《자유소생도》❻ 김은기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❼ 손영선 《목포항일우》❽ 박희정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
김월숙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
❶ 정관호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❷ 김월숙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❸ 별머핀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❹ 안창석 《Memory S-2》❺ 김영진 《자유소생도》❻ 김은기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❼ 손영선 《목포항일우》❽ 박희정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
별머핀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
❶ 정관호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❷ 김월숙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❸ 별머핀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❹ 안창석 《Memory S-2》❺ 김영진 《자유소생도》❻ 김은기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❼ 손영선 《목포항일우》❽ 박희정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
안창석 《Memory S-2》
❶ 정관호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❷ 김월숙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❸ 별머핀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❹ 안창석 《Memory S-2》❺ 김영진 《자유소생도》❻ 김은기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❼ 손영선 《목포항일우》❽ 박희정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
김영진 《자유소생도》
❶ 정관호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❷ 김월숙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❸ 별머핀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❹ 안창석 《Memory S-2》❺ 김영진 《자유소생도》❻ 김은기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❼ 손영선 《목포항일우》❽ 박희정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
김은기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
❶ 정관호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❷ 김월숙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❸ 별머핀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❹ 안창석 《Memory S-2》❺ 김영진 《자유소생도》❻ 김은기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❼ 손영선 《목포항일우》❽ 박희정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
손영선 《목포항일우》
❶ 정관호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❷ 김월숙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❸ 별머핀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❹ 안창석 《Memory S-2》❺ 김영진 《자유소생도》❻ 김은기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❼ 손영선 《목포항일우》❽ 박희정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
박희정 작가 ⓒ시사저널 박정훈
김영일《Forgetting-City Life 37》❿ 주운항 《의식의 샘》
김영일《Forgetting-City Life 37》
김영일《Forgetting-City Life 37》❿ 주운항 《의식의 샘》
주운항 《의식의 샘》

한국 미술의 다양한 경향 한자리에

한국적 미감을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해석하는 작가로는 송진석, 김영진, 박지은, 김월숙, 정남선 등이 있다. 송진석은 민화적 이미지와 색채를 바탕으로 인간의 보편적 소망을 희구하는 메시지를 담아내며, 한국적 색채의 조화에 방점을 두는 김영진은 우리 민족의 역동적 아름다움을 현대화하는 회화로 주목받는다.

전통 옻칠과 나전 등의 기법으로 독자적 회화를 보여주는 박지은은 우리네 전통 사상인 여백의 소중함을 한옥과 휴식의 이미지에 담아내고 있다. 김월숙도 전통 공예 기법을 자신의 회화 어법으로 확립해낸 작가다. 그는 천연염색과 손바느질의 고졸한 조화를 통해 전통 속에 스며 있는 구수한 장식성을 표현한다. 민화의 색채 가치에 주목해온 정남선은 전통 동화의 이미지를 독보적 구성으로 현대화하는 작업으로 호평받는 작가다.

24명의 작가를 통해 한국 미술의 다양한 경향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2023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展’은 3월29일(수)부터 4월4일(화)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관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무료며, 현장에서 작품을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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